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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혈액이 A형→AB형 둔갑...적십자사 위험한 혈액관리

<국정감사>김현숙 의원, 2012년 두 차례나 혈액형 표기 뒤바뀐 채 출고 수혈까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27일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혈액관리 본부 산하 경기혈액원은 지난 6월 2일 헌혈의 집에서 혈액형이 적혀있지 않은 혈액백 2개를 받고는 모두‘A형’이라고 적었으나 실제 두 혈액백은 각각 AB형과 B형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혈액원은 한국인 중 A형이 가장 많아 업무 편의상 A형은 적어보내지 않는 관행에 따라서 혈액형이 적혀있지 않은 혈액백 2개에 A형으로 기재했으나 이후 혈액무게측정 등 검사과정에서 착오를 발견했다.


혈액원은 혈액전산시스템에서 혈액번호로 혈액형을 조회해 AB형과 B형 라벨을 새로 만들었지만 정작 담당 직원이 이를 뒤바꿔 붙여버려 혈액형이 바뀌는 사고가 한 번 더 발생했다.


혈액백은 통상 앞면에 혈액형과 혈액번호 라벨을, 뒷면에 다시 혈액번호만 있는 라벨을 붙이는데 앞뒤 라벨의 혈액번호가 달랐지만 확인 없이 이들 혈액백은 냉동고로 보관됐다.


병원으로 출고 직전에도 혈액번호가 다른 점을 확인하지 않았다가 출고 당일, 병원에 도착해서야 앞뒤 라벨의 혈액번호가 다른 것이 발견돼 회수 조치됐다.


결과적으로 실수와 태만이 겹치면서 B형 혈액이 A형으로 둔갑했다가 다시 AB형 라벨을 붙이고 유통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번 사건 관련 담당자에게 뚜렷한 징계 조치 없이‘혈액 제제 제조 후 표기사항 및 표기 등 확인, 불일치 발생 시 출고보류 및 부서장 보고, 두 명 이상의 직원이 이중 확인, 제조관리자의 판단에 따라 출고’내용을 포함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현재까지는 채혈 후 혈액형이 미기재 된 혈액은 A형으로 인지하자고 혈액원 내부에서 임의로 약속하거나 혈액형 표기가 바뀌는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대한적십자사와 혈액원 간에 문제 보고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적십자사는 2012년에도 두 차례나 혈액 표기가 바뀐 혈액을 출고, 수혈까지 하는 사고 이력이 있다. 2012년 8월, 대한적십자사가 B형 농축혈소판을 A형 농축혈소판으로 잘못 출고해 수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2012년 9월에는 대한적십자사 강원혈액원 채혈자가 헌혈자와 헌혈기록카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헌혈카드가 뒤바뀐 채 채혈을 해 AB형 혈액은 A형으로, A형 혈액은 AB형 혈액으로 의료기관에 출고됐다. A형 환자는 AB형 혈액(농축혈소판)을, AB형 환자는 A형 혈액(농축혈소판)을 수혈한 것.


강원혈액원은 그 사실을 모르다가 의료기관에서 혈액형 불일치로 교환신청을 하자 그때서야 사태를 파악했다. 그나마 전혈(혈액전체)이나 적혈구 성분이 아니라 용혈현상(적혈구 밖으로 헤모글로빈이 탈출하는 현상) 등 수혈한 환자에게서 특이사항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아찔한 상황이었다.


김현숙 의원은“2년 전 대한적십자사에 한차례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개선의 의지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적십자사는 혈액관리에 대한 훨씬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적십자사의 실수로 잘못 출고된 혈액 수혈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데 담당자에게 징계 조치도 없고 문제 발생 시 부서장 보고, 두 명 이상의 직원이 이중 확인 등 당연한 절차를 이제야 새롭게 시행하는 것은 대한적십자사의 혈액관리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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