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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R 넘어 한국인 주식된 CJ제일제당 햇반, 그 비결은?

스무살 된 햇반 누적 매출 1조 1400억 돌파...'무균 포장 방식'으로 갓 지은 밥맛 구현

[푸드투데이=조성윤 기자] 1996년 12월 탄생한 CJ제일제당(대표 김철하) '햇반'이 출시 20년을 맞았다. '햇반'은 20년간 국내 상품밥 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왔으며,  최근 식품업계의 큰 흐름인 가정간편식(HMR) 시장 형성의 도화선이 된 제품이기도 하다.


햇반이 20년간 이뤄온 성과는 다양한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햇반의 누적 판매량은 총 17억 개 이상으로 이는 우리나라 국민 1명이 최소 30번 이상 햇반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용기의 지름이 13.7cm인 햇반 17억 개를 나란히 배열하면 지구(둘레 40,192km)를 약 여섯 바퀴 돌 수 있는 길이가 나온다. 그동안 사용한 국내산 쌀의 양도 약 18만 톤에 이른다. 쌀 한 가마니 80kg을 기준으로 약 225만 가마니에 해당하는 쌀을 사용한 셈이다.
 
올해 말을 기준으로 햇반의 누적 매출은 1조 14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997년의 연간 매출이 40억 원이 채 되지 않았던 것에 비해 올해 연간 매출은 1600억 원(링크아즈텍 기준)으로 예상되며 20년 만에 40배 가량 매출이 늘어났다.



특히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햇반은 최근 수년간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이 진행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90% 이상의 소비자가 상품밥으로 가장 먼저 햇반을 떠올렸다. 10명중 7명은 지난 1년 이내에 햇반을 사본 적이 있고, 햇반을 사 본 소비자 중 재구매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10명 중 9명에 달할 정도로 소비자 충성도도 높았다.


그렇다면 '햇반'은 어떻게 탄생됐을까?


80년대 말, CJ제일제당이 처음으로 밥의 상품화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밥을 지은 후 급속탈수로 건조된 알파미에 뜨거운 물을 부어 밥을 만드는 방식을 검토했다. 이후 밥을 지은 후 동결한 다음 얼음을 승화시켜 수분을 제거한 동결건조미를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었지만, 알파미와 동결건조미 모두 밥 본연의 맛을 살리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많은 도전과 시도 끝에 CJ제일제당은 반도체 공정 수준의 무균 포장 과정을 거치는 ‘무균 포장 방식’에 주목했다. 밥을 지은 후 미생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보존료 없이도 상온 보관이 가능한 방식으로, 집에서 지은 밥맛을 구현하고자 하는 목표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떠올랐다.



편의성과 보관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무균포장기술 도입을 위해서는 초기에만 100억 원에 달하는 투자가 필요했다. ‘밥을 사서 먹는다’는 개념조차 희미하던 시기에 성공이 불확실한 제품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당시 경영진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갓 지은 밥맛’이라는 햇반의 핵심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투자라는 판단이었다. 설비투자와 임직원들의 노력끝에 1996년 12월, ‘방금 만든 맛있는 밥’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의 국내 최초의 상온상품밥 ‘햇반’이 출시됐다.


1996년 햇반 출시와 함께 형성된 초기 상품밥 시장에서 기업들이 강조한 것은 ‘편의성’이었다. 집에 갑자기 손님이 오는 등의 이유로 밥이 필요할 때 이를 해결하는 ‘비상식’ 용도를 앞세운 것이다.


이후 2000년대 들어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햇반은 ‘집에서 지은 것처럼 맛있는 밥’이라는 이미지를 가장 먼저 부각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때부터 당일도정과 무균포장, 그리고 뛰어난 맛 등 독보적인 경쟁력을 내세우면서 ‘일상식’으로의 접근을 시도했다. 70%에 이르는 전자레인지 보급률과 핵가족화 현상도 햇반이 일상식으로 자리잡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상품밥이 일상식으로 자리잡으면서 건강에 신경쓰는 소비자도 함께 늘어났다. 햇반은 1997년 출시한 햇반 오곡밥을 시작으로 잡곡밥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상품밥 시장의 ‘건강밥’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햇반은 현재 전체발아현미밥과 흑미밥 등 8종의 잡곡밥을 판매하고 있다.


햇반은 식품업계의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밥맛을 앞세운 제품을 선보여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햇반 컵반’은 기존의 컵밥류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밥을 비롯한 내용물의 맛, 품질에 대한 실망’이라는 점을 보완했다. 컵 모양의 용기에 햇반과 함께 국밥 또는 덮밥용 소스를 넣어 하나의 제품으로 온전히 맛있는 한끼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일체의 미생물 침투를 불허하는 ‘무균 포장 기술’과 함께, 햇반이 ‘갓 지은 밥맛’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은 ‘당일 도정’이다. 쌀은 도정을 하는 순간부터 수분함량이 떨어지며 밥맛이 떨어지는데, 햇반은 2010년부터 국내 최초로 자체 도정 설비를 도입해 생산 당일 도정한 쌀로 밥을 짓고 있다.
 
매년 생육조건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는 쌀을 사용하면서도 항상 균일한 햇반 맛을 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햇반 연구진들은 매년 원료 쌀의 생육과정(모내기, 관리, 수확)을 직접 현장에서 점검 및 관리하고, 그 해에 가장 맛있는 쌀을 찾기 위해 전쟁과 같은 원료 확보 경쟁을 치른다.


좋은 쌀을 사용하되 산지의 차이가 맛 차이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에서도 같은 밥맛을 낼 수 있도록 모든 조건을 검증하고 있다.



밥이 담겨있는 포장용기도 최상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설계됐다. 아기가 쓰는 젖병에도 사용될 정도로 안전성이 검증된 폴리프로필렌(PP) 소재를 사용해 섭씨 100도 이상의 온도에서도 외형이 변형되지 않고 전자레인지와 끊는 물에서 안전하게 조리할 수 있다.


한편, 90년대 말 햇반의 등장과 함께 형성돼 꾸준히 성장세를 지속하던 상품밥 시장은 1~2인 가구의 급증이 시작된 2011년경부터 10%~20%를 넘나드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국내 상품밥 시장은 올해 약 24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시장규모가 3000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햇반 역시 2011년 이후 올해까지 연평균 15%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10월말까지 시장점유율(링크아즈텍 기준)은 67.2%로 20년째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의 비중은 27%를 넘어섰고, 오는 2025년에는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63%에 달해 상품밥 주요 소비층의 비중이 급증하게 된다. 밥과 함께 한끼 식사로 소비되는 라면 시장의 규모가 2조원 이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상품밥의 수요가 더 확대될 여지는 충분하다.


김병규 CJ제일제당 편의식마케팅 담당 부장은 "지난 20년간 ‘햇반’이 추구해 온 변하지 않는 가치는 소비자에게 ‘갓 지은 것처럼 맛있는 밥’을 선보이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집밥 못지않은 품질로 맛과 건강, 편리함에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국민 브랜드’의 위상을 지키고 상품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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