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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서 드러난 풀무원 '얌체상술'

'자연은맛있다' 주원료로 사용한 것처럼 현혹 실제 함량은 극미량
최동익, 특정 원재료 함량기준 없이 광고 난무 질타...소비자 주의보




바른먹거리를 강조하며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쌓아온 풀무원(대표 이효율)의 얌체상술이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동익 민주당 의원은 최근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풀무원 '골뱅이비빔면'은 겉포장의 조리예나 제품명에 골뱅이가 주원료로 사용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면서 실제 골뱅이는 1.96% 함유돼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특정 원재료를 이름에 사용하면 함량 기준이 없다는 제도적 미비점을 악용한 것"이라며 식약처에 관련 규정 마련을 촉구했다.


현행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 등의 표시 기준'에 따르면 해물, 과일처럼 여러 원재료를 통칭하는 단어를 제품명에 사용할 경우 2가지 이상의 원재료 합계량이 생물 기준으로 15%이상 이어야 한다는 기준 설정돼 있다.


그러나 오징어, 골뱅이 등 특정 원재료를 지칭하는 단어를 사용할 때에는 원재료명과 그 함량만 표시하면 되고 얼마 이상을 포함해야 한다는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풀무원의 '골뱅이 비빔면' 경우처럼 극소량만 함유해도 이를 강조해 광고할 수 있다는 얘기다.


풀무원의 얌체상술은 자사 '자연은 맛있다' 생라면 시리즈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풀무원은  '자연은 맛있다' 생라면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화확적 합성첨가물 대신 백합조개, 꽃게, 오징어 등 엄선한 자연재료를 사용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홍보하고 타사 라면보다 비싼 가격에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쳐왔다.


그러나 ‘맵지 않고 깔끔한 맛’, ‘얼큰하고 깔끔한 맛’, ‘백합조개탕면’, ‘꽃게짬뽕’, ‘오징어먹물짜장’, ‘골뱅이 비빔면’, ‘고추송송 사골’ 등 총 7종의 자연은 맛있다 시리즈 제품을 살펴보면 주원료인 것처럼 제품명이나 제품 겉포장 등에 광고.홍보하고 있으나 실제 특정 원료의 함량은 대부분 5%미만의 극소량이다. 소비자 편에서는 가격만 올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만한 대목이다.


지난 4월 출시된 풀무원 '자연은 맛있다 골뱅이비빔면'은 골뱅이가 주재요인 것처럼 제품의 겉포장 등에 광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나 실제 함유량은 분말 스프에 골뱅이 0.18g, 건더기 스프에 골뱅이 0.19g 첨가돼 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풀무원 '자연은 맛있다 꽃게짬뽕' 역시 스프에 꽃게 3.8%, '자연은 맛있다 오징어짜장'도 오징어 8% 함유돼 임음에도 제품명과 제품 겉포장에 소비자가 혼돈할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농심의 '고추 비빔면'의 경우 고추 함량은 4.3%, '조청유과' 조청 1%, CJ제일제당 '자일로스 설탕'은 체내 흡수율 낮아 살이 안찌고 단맛 내는 설탕 대체재인 D-자일로스 포함돼 있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자일로스 함량은 9.5%에 불과하다. 그러나 가격은 2배다.


이렇다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선 "속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기업들은 '법적으로 문제 없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직장인 홍모씨(38.서울 마포)는 풀무원 '골뱅이 비빔면'에 대해 "골뱅이가 너무 얇아서 골뱅이인 줄도 몰랐다. 기대와 달리 골뱅이는 거의 없었고 얇아 질감을 느낄 수도 없었다"면서 "가격 또한 터무니없이 비싸 다시는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련의 상황에 대한 개선방향을 기자가 묻자 풀무원 측은 담당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답을 회피했다.


최 의원은 “겉포장의 조리예나 제품명에 특정 원재료를 주원료로 사용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면서, 실제로는 그 원료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 제품들이 줄지 않고 있다. 이는 1차적으로 이를 제조한 업체들의 도의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며 "좋은 원료를 많이 사용한 척 소비자를 속여 가며 비싼 상품을 만들어 내는 일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식약처는 지금이라도 고시 규정을 정비해 소비자를 호도하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 황인선 기자

영상 / 류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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