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미국산 소고기 무관세 시대…한우, ‘푸드 마일리지’로 경쟁력 재조명

가격 경쟁 넘어 신선도·유통 거리·환경 가치 선택 기준으로
한우자조금 “짧은 이동 거리, 신선·지속가능성 핵심 자산”

 

[푸드투데이 = 노태영기자] 2026년부터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 관세가 전면 폐지되면서 국내 축산물 시장이 중대한 분기점을 맞고 있다. 관세 장벽이 사라진 수입 소고기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본격 유입될 경우, 한우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경쟁의 초점은 단순한 가격 비교를 넘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얼마나 싼가’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는가’로 이동하면서, 유통 과정과 이동 거리를 뜻하는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 개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푸드 마일리지는 식품이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이동한 거리를 의미하는 지표로, 유통 효율성과 품질 유지 여건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이동 거리가 길수록 유통 단계와 관리 기간이 늘어나고, 이는 신선도 유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민경천)는 4일 푸드 마일리지가 짧은 한우가 지닌 구조적 경쟁력에 주목하며, 이동 과정이 만들어내는 신선함과 지속가능한 가치를 함께 조명했다.

 

한우자조금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육·도축·유통이 일괄적으로 이뤄지는 한우는 이동 구간이 짧아 비교적 빠른 시간 내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는 유통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는 풍미와 육즙, 식감 등 고기 본연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며, 도축 이후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이른바 ‘신선 골든타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짧은 운송 거리는 이러한 신선도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한우는 강점을 지닌다. 장거리 해상·항공 운송에 의존하는 수입 소고기와 달리, 국내 이동 중심의 유통 구조를 통해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우 소비가 단순한 국산 선호를 넘어, 환경 부담을 낮추는 지속가능한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국내 축산물 이력제를 통해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점도 한우의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소비자는 사육 이력과 유통 정보를 비교적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식품 안전과 신뢰 측면에서 중요한 판단 근거로 작용한다. 한우를 선택하는 일이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동시에, 안전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식생활 실천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은 “푸드 마일리지는 우리가 먹는 고기의 신선도를 판단하는 가장 정직한 척도”라며 “국내 유통 중심의 한우 소비는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지속가능한 선택인 만큼, 우리 땅에서 자란 한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미국산 소고기 무관세 시대에 접어든 만큼, 소비자의 선택은 단순한 가격 비교를 넘어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식탁에 오르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우 산업의 미래 역시 이 질문에 대해 얼마나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