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도축 24시간, 한우 신선함의 황금 시간…과학이 증명했다

한우자조금·공주대, 생고기 식감·풍미·위생성 과학적 분석 결과 공개
이노신산·글루탐산 최고 함량…사후강직 전 ‘찰진 식감’ 확인

 

[푸드투데이 = 노태영기자] 한우의 신선함이 ‘감(感)’이 아닌 ‘과학(科學)’으로 입증됐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민경천)와 공주대학교 동물자원학과(책임연구원 김학연)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도축 24시간 이내의 한우 생고기가 식감·풍미·위생성 등 전 항목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결과는 한우의 ‘신선한 맛’을 감각적 표현이 아닌 과학적 수치로 규명한 첫 연구로, 한우 고유의 찰진 식감과 깊은 풍미의 비밀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내 축산업계가 프리미엄 신선육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학적 근거 마련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추진됐다. 연구팀은 한우 생고기의 품질 변화를 도축 후 경과 시간별로 분석해, 신선육의 최적 상태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기는 도축과 동시에 근육이 서서히 수축하고 단백질 구조가 변화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탄력과 촉촉함이 감소한다. 공주대 연구팀은 이러한 시간 경과에 따른 한우 생고기의 물리·화학적 변화를 정량 분석했다.

 

그 결과, 도축 24시간 이내 한우는 수분 보유력과 탄력이 가장 높아 씹을수록 육즙이 풍부했다. 이 시기는 과학적으로 ‘사후강직 전(pre-rigor)’ 단계로, 단백질이 수분과 강하게 결합해 촉촉하고 탱탱한 질감이 유지된다. 또한 불에 구워도 육즙 손실이 적어 한우 특유의 ‘찰진 식감’이 완성되는 황금 구간으로 규정됐다.

 

맛과 색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관찰됐다. 풍미의 핵심 성분인 **이노신산(IMP)**과 글루탐산 함량이 가장 높게 나타나 감칠맛이 깊고 진했으며, 진한 자줏빛을 띠는 고유의 색감은 이 시기에서만 확인됐다. 시간이 지나 산화가 진행되면 선홍빛으로 변하지만, 도축 하루 이내의 한우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신선한 붉은빛’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뚜렷했다.

 

위생성 또한 우수했다. 도축 24시간 이내의 한우 생고기에서는 총균수와 일반세균수 모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사후강직 전 단계에서 근육이 단단히 수축돼 공기 접촉 면적이 좁아 세균 증식이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우자조금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한우 생고기의 신선함이 단순한 주관적 인식이 아닌 과학적 근거로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민경천 위원장은 “도축 하루, 그 짧은 시간이 만들어내는 한우의 신선함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며 “앞으로도 한우의 품질과 안전성을 데이터로 증명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식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