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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문 칼럼> 음식문화축제에 대한 짧은 생각

요즘 TV를 보다보면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위 ‘먹방’이 대세인지는 이미 오래 됐고, 채널을 돌리기만 해도 음식을 만들거나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다. 맛있는 곳이라면 좀 멀고 교통이 불편하더라도 일부러 찾아가서 먹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그램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지역의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해마다 제철 농수산물이나 특산물 등을 소재로 한 음식 축제를 연다. 홍성 남당항이나 안면도의 대하축제, 서천이나 광양의 전어축제, 화천 등의 산천어 축제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지역의 축제에 가보면 우리가 쉽게 먹어볼 수 없었던 음식을 접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멀리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에는 딱히 전통음식이라 할 것도 없고, 농사를 짓는 곳도 아니니 특산물이란 게 있을 수도 없으니 음식과 관련된 축제를 연다는 게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서울은 전국의 모든 음식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고, 각 지역의 음식 맛을 평균적으로 변화시키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서울의 맛’이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고, 그에 따른 축제를 열만도 할 것이다.    


마포구에서는 9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용강동 음식문화거리 일대에서 음식문화축제를 개최한다. 마포의 음식문화축제는 올해로 벌써 16번째에 이르고 있다. 지방에서는 각 지역마다 특색을 살려 나름대로 음식과 관련된 축제가 많이 열리고 있지만 서울에서는 사실 음식과 관련된 축제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마포의 음식문화축제는 의미가 있다.


마포에는 음식점이 밀집된 골목이 상당 수 있다. 축제가 열리는 인근에는 갈비 집과 양고기 집이 줄지어 있고, 공덕역 근처의 골목에는 족발 집을 비롯해 튀김과 부침개 집들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음식문화축제를 다른 곳으로 확대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음식문화축제가 축제 그 자체로 끝나서는 안된다. 음식문화축제는 지역의 소상공인, 특히 음식점 등과 같은 자영업 활성화를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즉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어야 한다.


더욱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그 지역에서 돈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속 빈 강정과 같은 축제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에서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지자체에서 축제라는 판만 벌여놔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음식문화축제는 축제 때에 찾은 사람들이 축제 기간이 아니라도 그 음식 맛을 잊지 못해 언제라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다른 축제와 차별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내년에도 다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음식축제는 다른 축제와 달리 음식 맛을 한 번 보고 맛이 없다고 생각하면 다시는 찾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축제가 얼마 가지 못하고 폐지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음식에는 그 문화가 담겨져 있다. 마포에서 단순히 음식축제가 아닌 음식문화축제라고 이름을 붙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요즘 지자체에서는 문화적 요소를 찾아내고 스토리텔링(story telling)화 하는 등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음식에도 예외는 아니다.


‘마포갈비’는 이제 거의 대명사처럼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포하면 갈비이고, 갈비 하면 마포를 떠올린다. 이는 마포갈비가 이제 하나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내면에 있는 문화가 축제로 표현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음식이 문화와 함께 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삶에서 먹는 즐거움만큼 행복한 것도 없다고 한다. 음식문화축제가 지역에서는 소상공인들의 경제를 살리고, 축제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그 행복을 만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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