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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문 칼럼>한식세계화, 다시 보자

한식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한식세계화 추진단이 출범한 것도 벌써 5년째 접어들고 있다. 투입된 예산과 성과를 기초로 평가하면 어느 정도의 점수를 얻을 수 있을까? 

2009년부터 본격 추진된 한식세계화 관련 사업 총 예산은 770억원에 가깝다. 한식 세계화 예산은 홍보비용이 너무 과다하다는 비판과 함께 영부인 예산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해외에 진출하는 한식당 사업에 농수산물유통공사가 20여억원의 예산을 편성하여 이를 추진하였으나 성과는 거의 없다.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루아침에 한식이 세계화되는 것은 기대할 수도 없고, 기대해서도 안된다. 정부에서는 한식세계화란 목표를 마치 몇 년이라는 단 기간 내에 달성할 수 있는 것처럼 추진하였다. 조급하게 성과를 내려고 했던 탓에 거시적 안목 보다는 미시적 관점에 매몰되었다. 

2013년의 예산이 이미 편성되고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이 시점에서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고 개선방향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장기적 안목에서 가칭 ‘한식진흥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식 세계화 사업은 ‘외식산업진흥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한식 세계화를 외식산업의 일부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식진흥은 외식산업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특수한 부분이기 때문에 ‘외식산업진흥법’의 일부가 아니라 그 자체를 독립하여 별도로 취급할 필요가 있다. 한식진흥법에는 한식세계화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세부적인 추진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또한 이 법률에는 한식 표준화, 연구 및 개발, 인력 양성, 해외진출, 경쟁력 강화 등의 구체적인 규정을 두도록 해야 한다.    

둘째, ‘한식의 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한식의 세계화에 앞서 국내에서 먼저 한식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한식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10월 10일을 ‘한식의 날’로 지정하는 ‘외식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그러나 ‘한식의 날’을 ‘외식산업진흥법’에 규정하는 것은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는 바 ‘한식진흥법’을 제정하면서 이 법에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셋째, 한식관련 사업의 중복도 문제다. 현재 한식 관련 사업은 한식세계화사업, 글로벌 케이 푸드(K-Food) 프로젝트 사업(신설), 해외시장개척 사업으로 나뉘어져 있다. 한식세계화사업은 한식세계화를 통한 국산 농식품 수요 창출이, K-Food 프로젝트 사업은 우리 음식 및 식품 등을 해외에 알리고 현지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해외시장개척 사업은 농식품 수출 확대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 및 식품산업 발전이 그 목적이다. 결국 우리의 식품을 세계화한다는 공통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중복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사업집행 주체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정부 주도만으로는 한식세계화에 한계가 있다. 정부는 대학과 연구소 등에서 한식을 충분히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기업에서 상품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한식의 과학성과 우수성이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충분히 연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한식은 사업화하기에도 어려운 점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식의 세계화를 말하기 전에 국내에서부터 한식을 재발견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고 있지만 청소년이나 청년들은 한식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이미 물 건너온 음식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한식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조차 한식을 외면한다면 외국인들이 한식을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한식을 가까이 하고 그 가치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외국의 패스트푸드를 가까이 하면서 한식을 멀리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피자, 스파게티, 햄버거 등에 밀리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한식의 기능성과 우수성을 생각한다면 한식은 분명 세계화 가능성이 높은 음식임에 분명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하면 예산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한식 세계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제시된 방향은 ‘한식진흥법’을 제정하여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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