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농업과 농촌 관련 정책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6차 산업'이란 말이다.
6차 산업이란 말은 이전부터 끊임없이 사용하기는 하였지만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취임한 이후에는 그 빈도가 훨씬 많아졌다. 급기야는 6차 산업법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6차 산업이란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관련 분야에 있는 사람들 외에는 사실 생소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1차, 2차, 3차 산업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서 알고 있는데 6차 산업이라고 하니 엄청 대단한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다.
6차 산업이란 1차 산업인 생산, 2차 산업인 가공, 3차 산업인 판매 또는 서비스를 융합 또는 복합(1차×2차×3차)한 사업을 뜻한다.
생산이라면 농업 및 농촌이 필수적이다 즉, 농업을 제외하고는 6차 산업을 생각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농산물은 외국에서 수입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6차 산업의 본질은 국내 농산물을 활용한다는데 있다.
그렇다면 융합 또는 복합한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농업을 1차 산업에만 머물 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 및 서비스까지 확대함으로써 농촌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경제활동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산업융합의 시기에 접어든지 오래다. 세계 경제 산업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기술과 산업의 창조적 결합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1년 '산업융합촉진법'을 제정해 산업융합을 통해 신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트랜드를 농업과 농촌으로 연장한 것이 6차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6차 산업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6차 산업이 전혀 없었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오래 전에 6차 산업은 이미 시작되었고 점차 그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6차 산업화가 본격화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6차 산업의 핵심은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농산물을 생산.가공함으로써 유통하고 관광상품화 할 뿐만 아니라 외식산업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모쿠모쿠 농장이 대표적이다. 농장에서는 가공시설, 판매시설, 숙박시설, 레스토랑은 물론 체험공간까지 갖추고 있다.
농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재료로 요리를 만들고 레스토랑을 통해 판매하고 관광까지도 연계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5개 법인이 8개 사업을 추진하며 고용인원만 해도 120명이다. 연간매출은 400억원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례는 일본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완주 로컬푸드 6차 산업, 봉평면 메밀의 6차 산업, 장흥의 헛개나무 6차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6차 산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6차 산업이 지역별로 난립하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의 체계적인 관리 및 육성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6차 산업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6차 산업법은 농업인 등에 의한 농업 및 관련사업의 융복합을 위해 농산어촌에 있는 자원을 유용하게 활용하여 새로운 사업창출을 촉진하고 농촌에서의 고용기회 창출 등 기타 농산어촌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함에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관계 부처 상호간의 연대 및 종합적이고 효과적인 추진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농촌의 융복합산업 추진에 관한 기본적 사항, 농업인 등에 의한 농업 및 관련 사업의 촉진을 위한 기본 방향, 연구개발 및 성과의 이용사업에 관한 기본 사항 등과 같은 기본지침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본지침 외에 6차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생산.가공.판매하는 과정에서 현행 제도에서의 규제를 완화시켜야 하는 부분이 많다.
농업인에게 6차 산업을 강조하면서 기존의 제도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6차 산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식품위생법, 폐기물관리법, 농지법, 유통관련법 등에서 6차 산업에 대한 특례를 둘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6차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한다면 농촌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6차 산업은 새로운 부와 고용창출로 국가경제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