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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문 칼럼>농수산물 소비와 기업의 역할

기업에서 농수산물을 가공해 식품을 만들면서 국내 농수산물이 아닌 수입 농수산물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 다름 아닌 기업의 이윤을 최대화시키기 위해서다. 기업의 이윤 앞에서 기업의 윤리는 눈밖에 있다.


정부에서 아무리 국내 농수산물을 이용할 것을 권고해도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용하는 척 할 뿐 국내 농수산물이 주가 되지는 않는다. 물론 기업의 이윤추구가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당연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제까지 고려해야 할 책무가 있는 기업이 국내 농업환경의 어려움을 무시하면서까지 수입산을 선호한다면 기업윤리를 저버리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은 스스로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까지도 갉아먹게 된다.  


기업이 국내 농수산물의 소비증진을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많다. 직접적으로 국내 농수산물을 구입해주는 것부터 시작해 농수산물의 생산 및 공동 브랜드 개발에 이르기까지 국내 농수산물의 소비에 있어서 기업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다.


초기 단계에서는 기업이 국내 농수산물의 이용 비중을 점차적으로 높여 가야 한다. 기업의 이윤극대화와는 거리가 좀 멀어지는 부분일 수도 있지만 기업윤리 및 농촌 및 농업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지극히 바람직하다.


국내 농수산물의 이용 비중을 높인다 하여 기업의 이익에 방해가 되는 것만은 아니다. 다양한 유통시스템을 활용한다면 유통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기업은 직거래 및 계약재배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음 단계는 사전에 재배비용을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일종의 공동체지원 농업이지만 공동체가 아니라 기업이 단독으로 지원 주체가 되는 것이다. 아직은 생소한 개념이지만 농업인들은 영농비를 덜 수 있고, 기업은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업이 앞장서서 이러한 유통방법을 도입한다면 이 제도가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동브랜드를 개발하는 단계이다. 기업의 기술력과 농어촌의 농수산물이 융합된다면 기업과 농업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식품기업을 활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단계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기업과 농업의 주체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대기업이 국내 농수산물을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소비자가 변해야 한다. 국내 농수산물을 이용한 제품이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거나 그 빈도를 줄이는 것이다. 소비자가 사지 않는다면 기업은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국내 농수산물을 선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내 농수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 먼저 농업과 농촌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인식이 개선된다면 국내 농수산물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농수산물 시장이 활성화되어야 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농업인들이 생산물을 팔 때는 기업이 소비자이지만 기업이 생산한 제품에 대해서는 농업인들이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농업인들은 제품을 선택할 때 국내 농수산물로 만든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는 수입농수산물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국내 농수산물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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