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이로문 칼럼> 산림도 힐링(healing) 이 대세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한국을 영국, 독일, 뉴질랜드와 함께 세계 4대 조림국으로 꼽고 있다고 한다. 의외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산림청에 따르면 남한 면적이 1000인데 이 가운데 산림면적은 2010년 기준으로 637이다. 임업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산림면적 비율이 68%이고, 독일이 32%, 스위스가 30% 정도라고 하니 우리도 임업에서 미래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틀리지는 않다고 본다.

 

그렇다면 넓은 산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요즘 대세는 힐링이다.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고, 산에서 위안을 찾으며, 산에서 건강을 회복하기도 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산림의 치유기능을 경험하고 있다. 숲은 질병예방은 물론 만성 질환의 치료 등을 위해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청소년의 정서함양이나 인성교육을 위해서 숲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등산역시 이러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 전문가들 가운데는 등산활동의 의료비 대체 및 경제효과를 분석한 결과 등산만으로도 국민들의 의료비 28000억원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산림청에서도 산림치유에 매우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자연휴양림과 치유의 숲을 확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본다.

 

몇 년 전에 산림치유와 치유의 숲을 입법화 한 것도 산림의 건강기능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산림 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서 산림치유와 치유의 숲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산림치유"란 향기, 경관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을 말하며, "치유의 숲"이란 산림치유를 할 수 있도록 조성한 산림을 말한다. 이러한 정의로만 보아도 산림의 건강기능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법에서는 산림치유지도사에 대한 자격뿐만 아니라 산림치유 지도사 양성기관도 지정하고 있다. 산림치유에 대한 비전을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숲의 건강기능을 생각하는 것은 비단 우리뿐만 아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산림의 휴양과 치유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정책적으로 입법화한 국가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정책적으로 산림의 치유와 휴양기능에 대해서는 적극적이다.

 

일본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숲의 건강기능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산물이 산림의 보건기능 증진에 관한 특별조치법제정이다. 20여년전에 단행법을 만들어 시행할 정도로 숲의 건강기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이 법에서는 공중보건에 이용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산림에 대해 보건기능의 증진을 도모하기 위하여 특별한 조치를 강구함으로써 산림자원의 종합적 이용을 촉진하고 임업지역의 진흥과 국민의 복지향상에 기여할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여 그 목적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산림의 보건기능을 위해 다양한 특례도 인정하고 있다. 개발행위 허가의 특례, 보안림 제한의 특례, 산림조합의 사업이용에 관한 특례 등이 그러하다.

 

다른 무엇보다 이 법은 우리와는 달리 산림의 건강기능 증진을 위해 산림을 효율적이고 계획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기본방침 내지는 전국산림계획, 지역 산림계획, 시정촌(市町村) 산림정비계획, 산림경영계획의 변경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법률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산림의 건강기능을 촉진하되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입법화했다는 것이다.

 

산림청에서는 아이부터 노인까지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필요한 사업이지만 무분별한 이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입법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산림의 미래는 숲의 건강기능, 즉 치유와 휴양 기능을 얼마나 잘 살려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산림청에서는 숲의 건강기능을 위해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숲을 조성하고 가꾸어서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정책으로 치유와 휴양 기능을 강화하여야 한다. 더 나아가 산촌과 임업의 수익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