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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얼마인가?

푸드투데이 이로문 칼럼

쌀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일상에서 쌀은 여전히 중요한 주식이다. 그 양은 다르겠지만 밥(쌀)을 먹지 않고 거르는 일은 사실 거의 없다.

 

또한 우리나라 농민의 60% 이상이 쌀을 재배하고 있다. 쌀은 재배하는 이유가 뭘까? 고소득을 보장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농산물의 가격 폭락 속에서도 그마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쌀 생산량은 2009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09년에는 4,916,000톤이 생산되었으나4,295,000톤, 2011년 4,224,000톤, 2012년 4,006,000톤으로 2009년 대비 무려 90만톤 이상 감소하였다.

 

1인당 연간 소비량 역시 2000년 93.6kg에서 작년 69.8kg으로 12년 사이에 무려 25kg 넘게 감소하였다.

 

이러다 보니 쌀 생산농가 역시 2000년 1078호, 2008년 857호, 2012년 724호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그래도 쌀 재고량 증가로 쌀값이 폭락하고 쌀값 폭락은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부 차원에서 쌀농가를 지원하는 것으로 쌀값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농촌의 고령화 및 농가경영비 상승으로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농가들의 자립역량을 무너뜨림으로써 쌀농사를 포기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가겠는가? 정답은 국민이다.

 

밥을 먹는 사람들 중에 쌀의 공익적 가치가 얼마나 되는 지에 대해 생각해본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부나 농업관련 전문가들은 쌀 산업을 흔히 생명산업이라고 한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쌀 산업이 생명산업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부여받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쌀 산업이 생명산업이라고 하는 것은 쌀 산업이 그만큼 공익적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쌀의 공익적 가치가 법적인 개념은 아니지만 쌀직불금의 지급만 보아도 어느 정도 쌀에 대한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는 듯하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쌀의 공익적 가치가 얼마나 되는 지가 매우 궁금하다.

 

쌀의 공익적 가치가 얼마나 되는 지에 대한 공식적인 자료는 아직까지 찾아 볼 수 없다. 관계 부처에 자료를 문의한 적이 있는데 너무 오래 되어 자료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어 의미가 없다며 다시 조사하고 있다는 답변만 받았다.

 

물론 쌀 산업의 공익적 가치를 분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어떠한 요소를 반영하고 그 가중치를 어떻게 둘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요한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으며 그만큼 가치도 크다고 본다.

 

공익적 가치가 왜 중요한 것일까?

 

다양한 분야의 산업이 공익적 가치가 없을 리 없고 중요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쌀의 경우에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공익적 가치가 타 산업과 비교할 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의 공익적 가치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치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쌀 직불금의 조정 및 농업‧농촌정책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3-5년 단위로 쌀의 공익적 가치를 파악하여 이를 공개하고 반영한 정책을 수립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공개하는 경우 우리 국민들 역시 농업, 특히 쌀농사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으리라 본다.

 

농민들에게는 어려운 상황에서 농사를 지으면서도 힘들지만 농사를 짓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일반인으로서도 농업 및 농촌에 대한 현실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일각에서 농업교육지원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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