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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트라우마센터 출범과 동시에 '삐걱'

복지위, 치료 인력.예산 턱없이 부족 질타
문형표 복지장관 "필요시 예산 확충할 것"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의 심리치료와 관련 정부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국회 질타가 쏟아졌다.


19일 보건복지부(장관 문형표)를 상대로 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세월호 참사 관련 현안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구조자와 사고 희생자 가족, 안산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지원이 미비한 데 대한 문제 등을 제기했다.


복지부는 현재 세월호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위한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심리 치료를 위해 상시체제인 안산 정신건강 트라우마 지원센터를 통해 3년간 치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예산은 연 40억원, 연간 예산은 3개월이 지난 후부터는 지방비와 5대5로 매칭키로 했다. 치료 인력 규모는 20~40명, 해당 센터에 상주하는 전문의는 4명뿐이다.


이같은 트라우마지원센터의 인력규모와 예산, 운영 기간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복지부는 트라우마 센터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향후 3년간 운영을 통해 인력과 시설규모 확충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안산의 트라우마 치료 센터에 들어가는 연간 예산이 40억원인데 이 예산도 국비와 지방비를 5대 5 비율로 한다면 제대로 된 치료 지원이 될 수 있겠느냐"며 "게다가 트라우마지원센터는 센터에서 일하는 60명 가운데 소속 직원은 13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외부파견인력이나 자원봉사자로 현재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미국은 911테러 이후 피해자 심리치료에 10년간 3조원을 쏟아부었는데 우리나라는 이 예산에 이 인원으로 할 수 있겠냐"면서 "충분할 만큼 투입해서 다소 불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다시 정돈하면 될 것을 누가봐도 말이 안되는 인력과 예산 규모로 한다는 것은 정부가 아직 반성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같은당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도 "조세 세원 중 국세가 78%고 지방세가 22%인 상황에서 트라우마 센터 운영 재원을 국비와 지방비 5대 5 비율로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질책했다.


남윤인순 의원 역시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사회재난에 대한 심리지원의 비용부담을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는 것에 반대하며 국가가 책임을 지고 전액 100% 국고에서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액 국고 지원을 촉구했다.


이어 "금년도에 4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금년도 소요예산은 우선 보건복지부에 편성된 예산 9억원을 이용해 일부를 긴급 지원하고 나머지 부분은 예비비 편성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9억원은 5월과 6월분 예산이며 예비비에서는 소요예산 40억원 중 9억원을 제외하고 31억원을 확보하게 되는 것인데, 보건복지부의 자활예산에서 9억원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금년도 자활사업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지 않은가"따져 묻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심리지원 예산을 예비비에서 충분하게 확보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최동익 의원 역시 "지자체에 국비와 지방비 매칭해 5대 5로 지원한다는데 국비로 다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언주 의원은 잠수사 사망과 관련해 "해군이 군함에서 치료 받는다는 이유로 바지선 의료진 투입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면 복지부장관이 중앙대책본부에 적극 건의했어야 했다"며 "희생이 있은 후에 바지선에 의료진을 투입했는데 이는 분명히 복지부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양승조 의원도 "재난 상황에서 실종자 가족의 사생활 보호가 중요한데 세월호 사건 이후 실종자 가족 사생활 보호에 문제가 있어서 가족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했다"며 "21일째에야 이동식 칸막이를 설치했다. 왜 이런 것을 미리 생각 못했냐"고 따졌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복지부를 질타했다.


류지영 의원은 "안산 트라우마 센터를 3년간 운영하되 경과를 보겠다는 것인데 납득이 안 된다"며 "신중하지 못한 발표로 국민이 좌절하고 또 실망한다"고 비판했다.


민현주 의원도 "복지부는 구조된 분들이 스스로 지원을 신청해 받기를 수동적으로 기다리고 있지만 이 분들은 트라우마가 있어서 증세를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구조자 신원이 파악되고 있다면 찾아가서 선제적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의진 의원은 "복지부 장관은 심리치료 전문 의사가 왜 없는지 원인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복지부는 미국처럼 국립센터 만들든 어떤 방법으로든 관련 전문가를 모으고 전문성 높이는 등 국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문 장관은 "초반 3년간 운영은 희생자 유가족 위주로 짰다. 안산 전체 지역에 대한 심리상담을 하려면 지금의 계획으론 상당히 부족하다"며 트라우마 센터의 미흡함을 인정했다.


이어 "예산에 대해선 좀 더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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