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노태영기자] 국내 외식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이 ‘양적 확장’에서 ‘질적 안착’으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 중심의 출점 경쟁을 지나 미국·유럽 등 외식 선진국 시장에서 수익성과 브랜드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K-외식이 글로벌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5년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식기업은 미국·중국·베트남 등 전 세계 56개국에 진출해 총 4,644개 매장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국내 외식기업의 해외 진출은 전반적으로 완만한 성장 흐름 속에서 내실을 다지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 1년간 해외 매장 매출 변화를 살펴본 결과, 매출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이 높아 실질적인 성장세가 확인됐다.
해외 진출 지형도는 지난 5년 사이 재편됐다. 해외 진출 기업 수는 2020년 134개에서 2025년 122개로, 브랜드 수는 147개에서 139개로 각각 감소했지만, 진출 국가는 48개에서 56개로 늘어나며 활동 무대는 오히려 확대됐다. 해외 매장 수 역시 같은 기간 3,722개에서 4,644개로 약 24.8%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치킨전문점, 제과점업, 한식 음식점업 순으로 해외 진출 비중이 높았다. 이 가운데 치킨전문점이 1,809개 매장, 제과점업이 1,182개 매장으로 전체 해외 매장의 약 64%를 차지했다. 한식 음식점업은 550개 매장으로 매장 수는 증가했으나, 전체 비중은 소폭 감소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주력 시장의 이동이다. 2020년 기준 해외 매장 수 1,368개로 독보적 1위를 차지했던 중국은 현지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2025년 830개로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1,106개 매장을 확보하며 K-외식의 새로운 핵심 시장으로 부상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BBQ와 본촌치킨이 K-치킨 열풍을 주도했고,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미국 전역에 K-베이커리 벨트를 형성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이 전체 해외 매장의 36.2%를 차지하며 여전히 높은 비중을 유지했지만, 북미 지역(27.4%)과 유럽 지역으로의 진출이 확대되며 새로운 기회의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본 시장 역시 변화가 두드러졌다. 과거 교민 중심의 제한적 시장에서 벗어나, 현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와 결합한 외식 소비가 확산되며 국가별 매장 수 기준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치킨과 음료 업종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일단 안착하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며 “드라마와 SNS를 통해 한국 음식을 접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K-외식이 일상적인 외식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시장도 2020년 대비 매장 수가 37.2% 증가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롯데리아와 두끼는 K-버거, K-분식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안착시키며 업종 다변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혔다.
다만 글로벌 확장이 가속화되는 만큼 운영상의 애로도 여전하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해외 매장 운영 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식재료 수급 문제와 현지 법·제도 장벽을 꼽았으며,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들은 현지 법률·세무·위생 규제에 대한 전문 자문 지원 수요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 단계별 맞춤형 지원 강화, 외식기업과 식자재 수출을 연계한 패키지 지원, 국가·권역별 외식시장 정보 제공 확대 등을 통해 K-외식의 안정적인 글로벌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외식기업의 해외 진출은 단순한 매장 확대를 넘어 한식문화와 식품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축”이라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지원으로 K-외식의 지속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