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농협법 개정안 ‘소위 직회부’ 논란 확산…여야, 관치 vs 개혁 정면충돌

이만희 “절차 무시한 관치 농협 회귀” vs 윤준병 “개혁 불가피"
중앙회장 직선제·감사위 신설 쟁점 속 농해수위 여야 대립 격화

[푸드투데이 = 황인선.노태영기자] 농협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부상했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어기구) 전체회의에서는 농협의 지배구조와 선거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개정안이 이례적인 ‘소위 직회부’ 절차를 밟으면서 여야 간 충돌이 격화됐다. 야당은 이를 두고 “졸속·관치 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지난 14일 당정이 마련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은 통상적인 상임위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안심사소위에 직접 회부됐다. 농해수위는 이날 법안소위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이 지난 3월 11일과 4월 1일 각각 발의한 개정안 2건을 심사 안건으로 올렸다.

 

개정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중앙회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특수법인 형태의 ‘농협감사위원회’ 신설이다. 기존 내부 기구였던 조합감사위원회를 분리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감독권 아래 두고 감사 기능의 실효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둘째는 ‘전 조합원 직선제’ 도입이다. 약 187만 명의 농민이 직접 중앙회장을 선출하도록 해 일부 조합장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고, 금품선거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개정안에는 차기 회장 선거 주기를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와 맞추기 위해 회장 임기를 한시적으로 단축하는 부칙도 포함됐다.

 

문제는 절차다. 통상 법안은 상임위 전체회의 상정 후 소위로 회부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개정안은 해당 과정을 생략하고 곧바로 소위에 부쳐졌다. 이는 이미 농협 내부통제 개선 관련 법안이 소위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국회법’상 유사 안건 직회부 규정을 적용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지난 21일 여의도에 집결한 2만여 명의 농민·조합장들의 목소리를 언급하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67년 농협 역사상 유례없는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법안이 전체회의 상정이나 제안 설명 한 번 없이 소위로 직회부됐다”며 “이는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정치 세력이 개입할 길을 열어주는 ‘관치 농협’으로의 회기”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선교 의원도 “이처럼 중대한 법안은 공청회나 간담회 등을 통해 충분한 의견 수렴이 선행돼야 한다”며 “졸속 입법은 오히려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조합장들의 우려 중 상당 부분은 사실과 다르게 전달된 것"이라며 반박했다.

 

윤 의원은 “조감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독립 법인화하려는 것이며, 직선제는 선거 과정의 금품 수수와 논공행상식 인사를 막기 위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잘못된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소위 심사가 필요하다”며 조속한 논의를 촉구했다.

논쟁이 이어지자 어기구 위원장은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절차를 보완하고 현안질의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가자”며 진화에 나섰다.

 

정치권과 농업계 간 시각차가 큰 상황에서 절차 논란까지 더해지며, 농협법 개정안은 향후 심사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