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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주인은 조합원…관치 회귀 중단” 2만 농민 집결, 농협법 개정 ‘정면 반발’

여의도 ‘농협 자율성 수호’ 결의대회 개최…현장 반발 고조
조합원 직선제·정부 감독권 확대에 조합장·농민 반대 확산
“지원사업 축소·경영 부담 가중 우려”…농업계 위기감 커져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농협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농업계의 갈등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개혁을 명분으로 한 ‘조합원 직선제’ 도입과 ‘정부 감독권 확대’ 방안에 대해 현장 조합장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대규모 상경 집회에 나섰다.

 

전국 농축협 조합장과 농민 약 2만여 명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환승센터 인근에서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 개정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관치 감독 중단 ▲독소조항 폐기 ▲협동조합 정체성 수호 ▲감사 기구 신설 철회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 중단 등 5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박경식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농협의 자율성 상실은 곧 농업의 위기”라며 “이번 개정안은 개혁이 아니라 개입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이어 "속도전식 입법이 아닌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설문조사에서 전국 조합장의 96% 이상이 정부안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현장 의견이 철저히 배제된 입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농협의 주인은 정부가 아닌 조합원"이라며 "농민과 함께 설계된 개혁만이 지속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농협중앙회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농·축협 조합장 11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농림축산식품부 직접 감독권 확대(96.8%) ▲농협 감사위원회 외부 독립기구 설치(96.4%) ▲중앙회장 전 조합원 직선제 도입(96.1%) 등에 대해 압도적인 반대 의견이 확인됐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도 직접 발언에 나섰다.

 

강 회장은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농협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농협의 민주화가 과거 관치 체제로 회귀하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농협은 이미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개혁위원회를 통해 선거제도 개선과 내부 통제 강화 등 자율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충분한 현장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된 개혁은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앙회장 선출 방식과 관련해 “187만 조합원이 참여하는 직선제는 선거 과열과 비용 증가, 지역 구도 고착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공청회와 토론을 통한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해 현장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선교·서천호·이만희·정희용 의원이 자리해 농협법 개정안을 둘러싼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국 주요 농업인 단체들도 참여해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농협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통제는 결국 농업인 지원 사업의 축소와 농가 경영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농업계 전체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갈등의 핵심 쟁점은 ‘중앙회장 선출 방식’이다. 당정과 일부 농민단체는 약 187만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조합원 직선제’를 통해 민주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장 조합장과 일부 단체는 선거 과열과 정치화, 권력 집중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현행 조합장 중심 선출 방식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조합원 직선제를 주장하는 윤준병 의원안과 선거인단 방식을 제시한 문금주 의원안이 충돌하는 가운데, 임미애 의원은 지역 분권 강화를 중심으로 한 별도 개정안을 발의하며 ‘다중 입법 구도’가 형성된 상태다.

 

논란이 확산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22일부터 경상권을 시작으로 전국 권역별 설명회를 열어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현장의 반대 여론이 강하고 농민단체 간 입장 차도 뚜렷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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