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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보다 35% 싸다”…식당 김치 40% ‘중국산’

수입 비중 2020년 28%서 40.5% 상승…역대 최고치 경신
직접 담그기 31% 그쳐, 가격 변동 적고 수급 쉬운 수입산 선호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내 외식업계에서 수입 김치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국산 김치보다 35% 이상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김치가 식당가 조달 비중의 40%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인건비 부담 속에 음식점들이 직접 김장을 줄이고 완제품 김치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외식 김치 시장의 구조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5(2024년 기준) 김치산업 실태조사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점 가운데 김치를 직접 담가 사용하는 비중은 31.3%에 그쳤다. 이는 외식업체 10곳 중 약 7곳이 김치를 구매해 사용하는 구조라는 의미다.

 

외식업체의 김치 조달 구조를 보면 반찬 제공용 김치는 직접 담그는 경우가 31.3%, 메뉴 조리용은 26.5% 수준이다. 반면 김치를 구매해 사용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수입 김치는 주로 식자재 납품업체나 식자재마트 등을 통해 공급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식업체의 김치 조달 방식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음식점의 김치 사용 방식은 직접 담가 사용하는 비중이 41.5%로 가장 높았으며, 수입 김치 구매는 28.1%, 국산 상품김치 구매는 25.2%였다.

 

하지만 이후 수입 김치 사용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21년 29.7%, 2022년 36.2%, 2023년 37.0%로 확대됐으며 2024년에는 40.5%까지 상승해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직접 담가 사용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1.5%에서 31.3%로 약 10%포인트 감소했다. 국산 상품김치를 구매해 사용하는 비중 역시 2020년 25.2%에서 2024년 21.6%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통해 김치를 조달하는 비중은 2020년 5.1%에서 2024년 6.6%로 소폭 증가했다.

 

음식점이 수입 김치를 구입하는 이유로는 ‘가격이 저렴해서’라는 응답이 49.0%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가격 변동이 적어 안정적이어서’(20.3%), ‘긴급 조달이 용이해서’(8.9%), ‘계약상 구입하게 돼 있어서’(5.6%), ‘맛이 더 좋아서’(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가격 요인이 외식업체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조사 결과 음식점업체가 구입하는 수입 김치 가격은 국산 상품김치보다 평균 35.3%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가격 격차가 외식업체의 선택을 좌우한다고 지적한다. 외식업은 원가 관리가 중요한 산업인 만큼 김치와 같은 기본 반찬 비용도 매장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 음식점업체의 전체 경영비에서 김치 제조 또는 구매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8%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식재료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치 제조업체들 역시 향후 중국산 김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중국산 김치 수입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항목은 5점 만점에 3.71점을 기록해 수입 확대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점수는 2020년 3.61, 2021년 3.31, 2022년 3.24, 2023년 3.55에서 2024년 3.71로 상승했다.

 

실제 수입 규모도 증가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산 김치 수입 금액은 2025년 1억9838만 달러(약 2860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2억 달러에 근접했다. 이는 2021년(1억4074만 달러)과 비교해 약 41.0% 증가한 수치다. 수입 물량 역시 2021년 24만606t에서 지난해 33만6221t으로 39.7%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국산 김치 사용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김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산 김치의 가격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외식업계에서 국산 김치 사용을 늘리기 위해 단순한 원산지 표시 강화에 그치지 않고 계약재배 확대, 공동 구매 시스템 구축, 물류 지원 등 가격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체 입장에서는 김치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가격을 무시할 수 없다”며 “국산 김치 사용을 늘리려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시행 중인 ‘김치 원산지 표시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음식점에서 제공되는 김치의 주요 원료인 배추와 고춧가루는 원산지 표시 대상이지만 소비자가 매장에서 이를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업소에 대한 ‘국산 김치 자율표시제’ 인증 확대와 홍보 지원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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