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 “AI 가짜 의사까지 등장”…건기식 허위광고 진화, 식약처 대응 ‘뒷북’

  • 등록 2025.10.21 1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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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SNS서 AI 생성형 ‘가짜 전문가’ 확산…소비자 오인 심각
한지아·김남희 의원, “사전심의제·AI 전담 감시체계 시급”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영상 속 두 사람 중 누가 진짜 의사일까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박주민)의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실제 의사가 등장하는 듯한 한 ‘니코틴 배출제’ 광고 영상을 틀었다. 하지만 두 명의 ‘전문가’는 모두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인물이었다.

 

이날 복지위 질의에서는 이 같은 ‘AI 가짜 전문가’와 ‘기사형 광고’가 건강기능식품 소비를 부추기며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랐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기존의 허위·과대광고 분류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AI 생성형 광고 전담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별도 통계 관리, 건강기능식품 광고 사전심의제 도입 검토를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한 의원은 “AI 기술 발전과 함께 허위 광고가 정교하게 진화하고 있다”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AI로 만든 ‘가짜 의사·약사’가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영상이 넘쳐나지만 식약처는 여전히 기존 허위·과대광고 범주에 묶어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생성형 광고만 따로 분류해 통계화하고, 확산 속도·플랫폼·소비자 연령대별 피해를 분석해야 한다”며 “건강기능식품 광고는 사전 승인 제도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오유경 식약처장은 “AI 활용 광고가 소비자의 오인·혼동을 유발할 우려가 높아졌다”며 “현행 법 체계 내에서 대응해 왔지만 좀 더 명확하게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기사처럼 보이지만 광고”…위장형 콘텐츠도 문제

 

한 의원은 이어 건강기능식품 성분인 ‘포스파티딜세린’ 관련 기사와 광고 이미지를 제시하며 “이게 기사로 보이느냐, 광고로 보이느냐”고 물었다.

 

오 처장이 “기자로 보인다”고 답하자, 한 의원은 “이처럼 기사형 광고가 혼재돼 소비자가 오인하기 쉽다”며 “치매 예방 효과가 있는 것처럼 포장되지만 건강기능식품은 질병 치료나 예방 효과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치매학회도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기사형 광고 문제 역시 문체부·자율심의기구와 협력해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 처장은 “관련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남희 의원 “AI 가짜 의사 규제 공백”…식약처 단속 현실 점검 요구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도 “S안과 이 모 교수”로 소개된 인물이 등장하는 광고 영상을 제시하며 “이 역시 실존하지 않는 AI 가짜 의사”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AI로 만든 의사나 약사가 제품 효능을 설명해도 현행 법은 적용되지 않는다”며 “식품표시광고법, 약사법, 화장품법, 의료기기법 모두 ‘실제 의사’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규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원실이 직접 유튜브에서 AI 가짜 인물을 활용한 광고 25건을 찾아봤지만, 식약처 적발 목록과는 단 한 건도 일치하지 않았다”며 “이미 약국에 입점한 제품도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식약처장이 직접 내릴 수 있는 시정명령 건수를 요청했지만 식약처는 ‘지자체에 물어보라’고 했고, 지자체는 ‘식약처 소관이라 집계하지 않는다’며 서로 떠넘기고 있었다”며 “어디에서도 행정처분 현황을 관리하지 않는 실태”를 지적했다.

 

이에 오 처장은 “국민을 기만하는 허위 광고에 대해 차단 조치를 강화하고, 실적 관리도 철저히 하겠다”며 “의원실이 확보한 영상은 즉시 확인 후 필요한 경우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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