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 AI 발생 중국산 오리고기, 공장번호 바꿔 ‘우회 수입’…“검역 사각” 논란

  • 등록 2025.10.30 10: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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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택 의원 “AI 발생 공장 제품이 다른 작업장 명의로 계속 수입”
도축·보관장 동일·반경 10km 내 위치…“위생조건 위반 가능성 높아”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전북 군산·김제·부안을)은 30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중국 제조업체의 오리 가공제품이 동일 제조사의 다른 작업장 번호(EST NO.)를 이용해 계속 수입되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오리 가공육의 수입량은 2024년 기준 1만 2,909톤으로 2021년 4,910톤 대비 124% 증가했으며, 수입액은 2024년 4,604만 달러로 2021년 1,788만 달러 대비 1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중국산 오리 가공육 수입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AI(조류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수입 중단된 업체가 가공장만 바꿔 여전히 수출을 지속하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다.

 

논란이 된 제조업체는 중국의 ‘INNER MONGOLIA SAIFEIYA AGRICULTURAL SCIENCE AND TECHNOLOGY DEVELOPMENT CO., LTD’로, 두 곳의 열처리 가공장(1500/03108, 1500/03139)과 한 곳의 도축·보관 작업장(1500/03109)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500/03139 작업장은 지난 8~9월 AI 발생으로 수출이 중단되었으나, 최근 10월에도 동일 제조사의 다른 작업장(1500/03108)을 통해 오리 가공육이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문제는 현재 검역 절차상 제품 포장에 표기된 가공장 번호만을 기준으로 분류되고 있을 뿐, 실제 도축장 정보가 관리 체계에 반영되지 않아, 발생 지역의 원료육이 다른 작업장 번호로 수입될 수 있는 제도적 공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검역본부는 “세 공장이 산업단지 내 독립된 건물로 등록되어 있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는 동일한 도축·보관장 사용 여부조차 검증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세 작업장은 모두 10km 이내 인접해 있으며, 도축·보관장(1500/03109)은 AI 문제가 발생한 가공장과 동일 단지 내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산 열처리가금육 수입위생조건 제4-나항에서 규정한 ‘도축 전 30일간 반경 10km 이내 고병원성 AI 및 뉴캣슬병 미발생 지역’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검역본부는 최근 수입된 시료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으나, 초기 소량 통관 물량만으로 전체 수입 제품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도축일과 가공일, 그리고 AI 발생 시점 간의 연계 여부를 전수조사해 실제 위생조건 위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검역 당국은 중국산 수입 오리 가공육에 대한 AI 오염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측에 AI 유전자 검출 수출작업장에 대한 원인조사 및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음에도 현재까지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문제가 된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단순히 공장번호만 바꿔 수입되는 현실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검역 행정의 근본적 점검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어 “국민 식탁에 오르는 수입 축산물의 안전성은 단 한 번의 예외도 허용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정부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수입위생조건의 실효성과 검역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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