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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업계-대형마트 우윳값 인상 힘겨루기

서울우유·매일유업 하루 1~2억 적자 다음주쯤 인상 시도
하루 이틀 결정 사안 아냐 가격인상 최대한 자제

 

우유업계와 유통업계가 우유값 인상 폭을 놓고 여전히 팽팽한 힘겨루기 중이다.


지난주 시중에서는 오전에 올랐던 우윳값이 오후에는 내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매일유업의 1리터 짜리 흰우유는 지난 8일 오전 2600원으로 전날보다 10% 넘게 올랐다. 그러나 오후엔 종전 가격인 2350원으로 돌아갔다. 매일유업은 8일부터 흰 우유 가격을 10.6%, 다른 유제품 가격을 9.0% 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하나로마트, 롯데마트, 이마트 등 유통업계에서 가격 인상 보류 움직임이 이어지자 모든 제품 가격을 일단 종전 수준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원F&B도 지난 1일 우유값 인상계획을 잠정 보류하고 업계 1위 서울우유도 우유값 인상 계획을 잠정 유보했다. 당초 서울우유는 우유 가격을 리터당 2300원에서 2550원으로 250원 인상할 계획이었다.


우윳값 인상 폭을 두고 우유업체들은 원유 가격 연동제를 근거로 우윳값을 10% 정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소비자단체는 오른 원유값에 비해 우윳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불매운동 등 강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도 서민물가에 민감한 우윳값 인상을 막기 위해 대형마트 실무자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등 가격 인상을 자제시키자 유통업계는 정부의 물가안정 방침에 부응하고자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


우윳값 인상 파동은 우유생산비와 연계한 원유 가격 연동제가 이달부터 시행하면서 비롯됐다.


원유 가격 연동제는 지난 2011년 도입에 관한 합의가 이뤄졌다. 그동안 우유 원유 가격은 근거규정 없이 3~5년 주기로 낙농가와 유업체간 갈등을 반복하며 가격결정이 이뤄져왔다. 이에 합리적인 원유가격 책정을 위해 이달부터 원유 가격 연동제가 처음 시행되면서 우유가격을 생산비와 연동시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해 매년 8월 결정하기로 했다.


기준 원가는 매년 통계청이 계산하는 우유생산비 증감액을 가감하고 변동원가는 전년도 소비자 물가인상을 적용해 조정하게 된다.


이번에 처음 적용되는 연동제에 따라 ℓ당 834원이었던 원유가격이 이달 1일부로 106원 오른 94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 2011년 8월 이후 2년 만에 12.7% 인상된 것이다.


원유는 지난 1일부터 1ℓ당 106원 올랐지만 유업체들은 이를 공급가에 적용하지 못한채 판매하고 있다. 이로써 서울우유, 매일유업은 하루 1~2억원씩 적자가 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유업체들은 하루라도 빨리 가격 인상을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계속 손해만 볼수는 없다는 것.


그러나 유통업계는 하루 이틀내로 결정 지을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상 보류를 주도했던 농협 하나로마트 측은 "서울우유, 매일유업과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흰우유 뿐만 아니라 양사 각각 90여개씩의 가공 유제품군까지 모두 일괄적으로 협의가 될 때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가격인상은 최대한 자제하는 방향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다른 대형 유통업체들 역시 이번주 중으로 우윳값 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원유가격이 올른 만큼 우윳값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유업계가 다음주쯤 다시 가격 인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형마트들의 동의 여부를 놓고 우윳값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10개의 단체로 이뤄진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오는 16일 회장단 모임을 열고 우윳값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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