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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준 박사 칼럼> 중소기업 HACCP 업무 담당자의 고단한 삶

1959년 미국 우주계획용 식품제조에서 시작된 HACCP이 우리나라에서도 1995년 도입돼 50여년이 지났다.


정부가 불량식품을 4대악 중 하나로 지정하고 이를 근절키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최근 식품 위생사고가 끊이지 않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HACCP 인증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본지는 HACCP교육기관 미래엠케이씨 유영준 대표로부터 연재를 통해 HACCP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공무원이 퇴근 후 밤새 고스톱치거나 술 퍼 마시는 것은 휴식인가요 아닌가요? 또 중소기업의 HACCP 업무 담당자들에게는 해당이 안 되나요?



우리나라 인사혁신처는 이번에 대단한 혁신을 이루어 냈다. 참으로 장하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9일부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2017년 공무원 근무혁신 지침’을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인사처는 먼저 공무원의 건강을 위해 퇴근 후에는 최소 9시간 이상의 휴식을 보장하도록 했다. 퇴근 직전 업무지시·회의를 지양하고, 고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으면 학교 행사 참여를 위해 1년에 이틀 휴가가 가능하단다. 또, 퇴근 이후 카카오톡 등을 이용한 업무지시가 제한된단다. 참으로 좋은 나라, 좋은 제도이다.


그러나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을 때 오장육보가 뒤집히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데 문제가 있다.


HACCP인증 제도는 좋은 제도이며 어렵고 힘들지만 열심히 하여 인증을 받으면 회사도 좋고, 소비자들도 좋고 다 좋단다. 그런데 담당 직원들은 어떤가? 그야 말로 죽을 맛이다. 죽지 못해 사는 인생들인 것이다.

 

중소기업 공장장의 경우를 예를 들어 보자. 말이 공장장이지 자재관리, 생산관리, 품질관리, 지게차 운전, 직원들 출퇴근 도와 주기, HACCP 일지 쓰기 등 업무는 해도해도 끝이 없다.

 

HACCP사후 관리 심사는 없는 집 제사돌아 오듯 자주 돌아 온다. 더군다나 정기 사후관리 심사는 불시에 들이 닥친다고 엄포가 대단하다. 실제로 모 지방청에서는 불시에 심사를 하여 매우 많은 인증 기업에 대해 인증을 취소했다고 자랑이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이라는 신조어를 식약처는 입에 달고 산다. 한 방에 인증을 취소시킨다는 말이다. 식약처는 최근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즉, 유통기한 위·변조, 비식용 원료 사용 등 고의성이 명백한 위반행위, 상습적·고의적 위반행위, 비식용 원료 사용, 제조연월일 또는 유통기한 변조, 식품의 중량 변조, 부적합 제품임을 알고도 유통·판매, 부적합 판정된 물 사용, 회수하지 않았으나 회수한 것으로 속이는 행위에 대해 지난 1월 4일부터 확대·시행하고 있다.


들어 보면 일리가 있고 당연한 것 같지만 그러나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는 옛말도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야말로 죽지 못해 운영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원스트라이크 아웃 당하면 그날로 직원들은 모가지다. 오갈 데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전전긍긍하면서 사는 인생이 중소기업 HACCP 담당자들의 고단한 삶이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필요한 경우에는 주 40시간(아무리 머리 나쁜 사람이라도 금방 계산이 된다. 하루에 딱 8시간 씩만 근무한다는 말이다)의 근무 시간을 지키면서 하루 4시간∼12시간의 범위에서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고,  중한 업무로 새벽 1시에 퇴근한 경우에는 다음 날 오전 10시에 출근할 수 있도록 근무 시간이 조정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긴급한 현안이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말이나 공휴일 근무를 엄격히 제한하고, 퇴근 직전 업무지시나 회의 개최 등은 지양하도록 했다. 

 

그러면 말 그대로 공무를 집행하는 분들이 공무원들인데 앞으로 국가 재난 사태 시 연락을 한 공무원은 지침을 어긴 범죄행위가 되는 것 아닌가? 또 그 지침을 들어 출근을 거절하면 되는 것인가 아닌가? 근무시간에 출장 가서 놀다 돌아 오고, 퇴근 도장 찍지 않고 몰래 외출했다 늦은 시간에 다시 사무실 돌아와 퇴근 도장 찍은 공무원이 피곤하다고 다음 날 10시에 출근해도 되는 것인가?


최근에 공시족이 폭증하는 사회 현상을 직시하기 바란다. 창업, 창업 하며 창업하라 등 떠민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공무원 자리가 허다한데(금년에 공무원 무지 뽑는단다. 일거리 창출해야 하니까) 무엇하러 창업하는가?


금수저들은 또 이렇게 월급도 많고, 연금도 많으며 피곤할까봐 9시간씩 의무적으로 쉬라는 좋은 공무원들이 되어 떵떵 거리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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