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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표 박진선·SPC 황종현 맞대결…식품산업협회, 정관 개정 수순

복수 후보 첫 등장에 선출 절차 명확화 추진…K-푸드 확산 속 협회 역할 강화 기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한국식품산업협회(회장 이효율)가 차기 협회장 선출을 위해 정관 개정에 나섰다.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와 황종현 SPC삼립 대표가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복수 후보자가 등장하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K-푸드의 세계적 인기가 높아지면서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협회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진 가운데, 협회는 명확한 선출 절차 마련을 위해 법무법인에 자문을 의뢰하고 정관 수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식품산업협회장은 무보수 비상근직으로, 식품업계를 대변하고 산업 발전에 기여할 뜻이 있는 회원사 대표 중에서 선임된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원자가 부족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추대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난 2019년 이효율 회장 선임 당시에도 정기총회를 앞두고 가까스로 후보자를 확정한 바 있다.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와 황종현 SPC삼립 대표가 차기 협회장에 도전 의사를 밝혀, 협회가 복수 후보자 상황을 처음으로 맞이하게 됐다. 협회는 지난 2월 28일 열린 '2025년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하려 했으나, 회원사 간 이견으로 최종 선출에 실패했다.

 

이번 차기 회장 후보로 나선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는 기획실장을 거쳐 1997년부터 샘표식품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박 대표의 부친인 박승복 전 샘표식품 회장은 10여 년간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국내 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황종현 SPC삼립 대표는 동원그룹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며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폭넓은 경력을 쌓았으며, 2020년 SPC삼립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전통적인 제빵 사업을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이끌었다. 황 대표 취임 이후 SPC삼립은 2022년 매출 3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

 

현재 협회 정관에는 "회장은 총회 및 이사회에서 선출한다"고만 규정돼 있을 뿐, 복수 지원자가 나올 경우의 구체적인 선출 절차는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협회는 법무법인에 자문을 의뢰해 정관에 명확한 선출 기준을 추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거론된 두 후보 모두 차기 회장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며 "복수 지원자가 나왔을 때의 선출 절차를 정관에 명시하기 위해 법무법인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관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총회를 열어 의결한 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승인을 받아야 하며, 승인된 정관을 토대로 다시 총회를 열어야 하는 만큼 총 2차례의 총회 절차가 필요하다.

 

한편, 1969년 창립된 한국식품산업협회는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동원F&B, 농심, 매일유업 등 192개 회원사를 두고 있으며, 식품업계를 대표해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고 주요 현안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