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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 '힘든데 요리는 10분만 해!'...밀키트, 식탁을 평정하다

지난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 2000억원...2017년 대비 10배 증가
프레시지.마이셰프 등 스타트업 주도...CJ.야쿠르트 등 대기업도 가세
냉동 밀키트부터 청정 제주 농축수산물 활용 밀키트까지 다양화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집에서 밀키트(Meal kit·식재료와 양념이 세트로 구성된 제품)를 이용해 만든 음식으로 레스토랑 분위기를 내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부른 요즘의 식탁 풍경이다. 이처럼 비대면 시대 외식을 대체하는 방안으로 떠오른 '밀키트'. 그 영향으로 밀키트 시장은 지난해 가파르게 성장했다. 배달 음식은 실증나고 집밥 분위기를 내고 싶지만 요리는 번거로운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한 것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00억원으로 2017년 200억원 대비 10배 증가한 수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19년 1000억원 규모이던 밀키트 시장이 오는 2024년 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올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밀키트는 올해도 고속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시장이 뜨겁다보니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너 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다. 현재 밀키트 시장은 CJ제일제당, 한국야쿠르트 등 식품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지만 일찌감치 시장에 진출한 스타트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2011년 시작한 마이셰프부터 프레시지, 프렙 등이 있다.


업계 1위는 지난 2016년 시장에 진출한 프레시지다. 국내 밀키트 시장을 개척한 업체로 평가 받는 프레시지는 직원 세 명과 창업해 현재는 직원 300명, 연매출 1700억원(지난해 기준.추정치)의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프레시지는 현재 ODM, OEM 물량을 포함해 밀키트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대형 식품업체 중 가장 넘저 뛰어든 한국야쿠르트의 '잇츠온'과 GS리테일의 '심플리쿡'이 2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한국야쿠르트는  2017년 9월 식품업체 중 밀키트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한국야쿠르트는 생산시설 없이 위탁 생산한 밀키트를 프레시 매니저(야쿠르트 배달원)이 배송해준다. 


CJ제일제당도 2019년 4월 밀키트 전문브랜드 '쿡킷'을 통해 이 시장에 진출했다. 자사 식품 전용 온라인 쇼핑몰 CJ온마트에 밀키트 전용관을 구축하고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쿡킷 판매를 하고 있다. 쿡킷을 1000억 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다. 이마트도 2024년까지 밀키트 연 매출 규모를 5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간편식 넘보는 냉동 밀키트부터 지역 농축수산물 활용 밀키트 등장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경쟁하면서 밀키트 시장은 더 세분화 되고 다양화되는 모습이다. 올해 그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기업과 기존 스타트업의 가격 경쟁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이며 후발주들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제품 형태도 가정 간편식(HMR)을 넘보는 냉동 밀키트, 레스토랑 메뉴를 밀키트로 만든 RMR,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프리미엄 밀키트 등 세분화될 전망이다.


프레시지는 최근 냉동 간편식 'the EASY 밀키트' 국·탕류 5종을 출시하며 일상식 제품군을 확대하고 나섰다. the EASY 밀키트는 맛과 신선함을 유지하며 조리 시간과 가격은 반 이상 줄인 제품이다. 최대 12개월 유통기한으로 보관 편의성도 확보했다. 가격도 기존 밀키트 제품(1만원~2만원대) 대비 절반 수준이다. 기존 냉장 밀키트는 유통기한이 짧아 산 지 2~3일 내에 먹어야 한다. 


고급 레스토랑 음식도 집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이 줄면서 대안이 된 레스토랑 간편식(RMR)도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자사가 운영 중인 빕스, 계절밥상, 더플레이스, 제일제면소 등에서 RMR을 판매하고 있으며 신세계조선호텔은 중식당 호경전의 대표 식사 메뉴 짜장면과 삼선짬뽕을 RMR로 제작해 내놨다. 줄 서서 먹던 냉면맛집 봉피양 역시 대표 메뉴인 평양냉면을 RMR로 선보였다.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밀키트도 등장했다. 기존 밀키트 업체 대부분이 수입산 식자에에 의존하는 데에 반해 국내 제철 농산물을 활용, 건강한 프리미엄 밀키트를 표방하고 있다.


제주소반은 흑돼지, 감귤, 구좌당근, 뿔소라, 딱새우, 마농 등 청정 제주 농축수산물을 활용한 밀키트를 선보였다. 딱새우감바스알아히요, 흑돼지토마토스튜, 제주고등어톳마요덮밥, 전복돌미역칼국수 등 제주만이 가져다 줄 수 있는 맛과 감성을 밀키로 담아 낸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성장 발판을 마련한 밀키트 시장이 올해는 더욱 가파른 성장이 예고 된다"며 "우후죽순으로 밀키트 업체가 늘면서 품질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치열한 가격 경쟁 속 차별화 된 전략이 필요하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