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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로 본 FoodToday] 롯데가 베낀 미투상품 베스트5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식품업계에는 고질병이 있습니다. 워낙 많지만 그 중에서도 미투상품은 부끄러운 현실이죠. 피나는 연구로 내놓은 상품이 잘 나가면 어김없이 경쟁업체들은 베끼기에 나서죠. 사실상 영업을 방해하는 행위입니다.


국내 여러 식품 기업 중 전략적으로 미투상품을 내놓은 대표적인 기업이 있는데요. 바로 롯데입니다. 미투상품 많기로는 남부럽지 않은 기업이죠. 누가 봐도 미투제품인데 뻔뻔스럽게 아니랍니다. 당당하게 법정다툼까지 벌이죠.


순위로 보는 푸드투데이. 오늘은 롯데가 뻔뻔스럽게 베낀 미투상품 베스트5입니다. 솔직히 5개 꼽기도 힘들었습니다. 너무 많아서...



5위 마이볼


부드러운 슈 안에 달콤한 초콜렛이 쏘옥. 많은 분들이 떠올리는 과자가 있을텐데요. 바로 마이볼입니다.


???? 마이볼? 뭐래? 내가 뭘 들은거지?


부드러운 슈 안에 달콤한 초콜릿 도서관에서 먹기 좋은 과자 1위. 많은 분들이 홈런볼을 떠올리실 겁니다. 해태제과의 명작 중 하나죠. 1981년 탄생해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과자. 해태제과가 과거 야구단을 운영했다는 산증인이죠. 그리고 이건 롯데 마이볼. 홈런볼. 마이볼. ‘부드러운 슈 안에 초콜렛이 쏘옥’...이름 빼고 다른게 뭐냐. 결국 출시 2년만에 단종됐는데요. 머리를 안쓰고 그냥 잘 나가는 상품 하나 베꼈으니 애착도 없었겠죠. 이러니까 니들이 꼴찌하는거야. (참고로 롯데 야구단은 2019년 창단 첫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4위 밀키스


1984년 특이한 음료가 시장에 나와 관심을 끕니다. 우윳빛깔 탄산수인데요. 콜라와 사이다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꽤나 신선한 충격을 줬죠. 바로 코카콜라사에서 내놓은 암사바입니다. 원조는 암바사인데 어느덧 롯데의 아류작이 시장이 지배했죠.


음료시장에서 신선한 파장을 일으키던 암사바는 바로 롯데의 타겟이 됐죠. 그렇게 출시된 음료가..다들 예상하시겠지만 밀키스입니다. 밀키스와 암바사. 브랜드 떼고 마셨을 때 이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카피 제품이었지만 이 분야는 밀키스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습니다. 아마 승리 요인에는 당시 국내 첫 외국인 광고모델이었던 영웅본색 주윤발 따거의 힘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해태는 또 이걸 베낍니다. 우유탄산음료 크리미를 내놓고 홍콩여신 왕조연을 모델로 기용하죠.



3위 크래용 울트라짱


꼬깔콘과 함께 손가락에 끼워 먹는 과자로 인기가 높은 상품죠. 짱구과자. 여기서는 모양과 맛도 카피하고, 캐릭터까지 돌려쓰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집니다.


짱구 바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제품, 크라운제과의 못말리는 신짱입니다. 롯데는 이에 편승하기 위해 크레용 울트라짱을 내놓죠.  달콤한 계피맛이 일품인데요. 2000년 크라운제과가 내놓은 과자. 이걸 롯데가 크레용 울트라짱으로 카피해 맞장을 놓죠.


그런데 여기서 가만 보시죠. 못말리는 신짱, 크레용 울트라짱.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특정 만화가 떠오르지 않나요? 한국작품명 짱구는 못말려. 일본 원작명 크레용 신짱. 크라운제과의 못말리는 신짱의 원래 이름은 못말리는 짱구죠. 롯데의 크레용 울트라짱의 처음 이름은 크레용신짱이었습니다. 같은 만화를 캐릭터로 사용했죠. 원작 만화 상표권이 크라운에서 롯데로 넘어가며 캐릭터가 막 이 회사 저 회사로 떠돕니다. 과자 생김새도 돌려쓰고, 캐릭터도 돌려쓰고..뭐야 이게


그런데 짱구과자의 원조는 1973년 삼양식품이 내놓은 삼양짱구죠. 크라운이 짱구란 이름을 못쓰고 신짱으로 바꿔야했던 이유인데요. 이 짱구를 27년 후 크라운이 베끼고 또 이를 8년 후 롯데가 베끼고..아..세상 참 쉽다 쉬워.



2위 롯데초코파이


롯데의 미투역사는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무려 45년 전부터요. 다 죽어가는 기업을 심폐소생 시킨 귀한 제품을 당당히 같은 이름으로 판매합니다.


1974년. 동양제과는 초코파이를 내놓습니다. 초콜렛과 빵, 마쉬멜로우의 당시로써는 볼 수 없었던 단맛의 결정체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단박에 국민간식으로 등극합니다. 이런 초코파이를 가만히 둘리 없겠죠.


1978년 롯데제과는 ‘롯데 코코아파이’라는 유사상품을 내놓는데..이듬해 아예 대놓고 초코파이로 이름을 바꿉니다. 부도 직전에 회사를 살려낸 제품을 카피하자 화가 난 동양제과가 소송을 걸죠. 하지만 대법원은 초코파이가 보통명칭으로 모두가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을 내죠. 아주 이겨서 좋겠네요.



1위 빼빼로


빼빼로. 1983년 만들어져 30년이 넘게 사랑받고 있는 제품인데요. 30년 넘게 롯데제과의 대표상품으로 자리잡고 있죠. 이런 빼빼로 역시 카피상품입니다. 남의 아이디어를 도용한 과자가 30년 넘게 그 회사의 대표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요. 뭔가 부끄럽네요.


빨간색 포장지 안을 채운 얇은 초코스틱.


아..빼빼로가 아니네


빨간색 포장지 안을 채우고 있는 얇은 초코스틱. 아..빼빼로가 아니네. 이건 일본 에자키글리코사의 포키죠? 빼빼로는 이거죠. 빨간색 포장지 안을 채우고 있는 얇은 초코스틱. ...(누구냐 넌)


글리코사의 포키. 빼빼로보다 17년이나 먼저 나왔죠. 이건 빼빼로 프리미어. 그리고 이건 글리코사의 바통도르. 아..이제 참을 수 없다. 글리코사는 롯데제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죠. 글리코가 승소는 하는데 포장지 디자인에 대한 것이지 상품 자체에 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소송은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됐는데..일본기업끼리 싸울 것이면 일본에서 싸우지 왜 남의 나라서 그러실까..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떨어졌던 시대에는 외국 제품을 베낀 경우도 많았지만, 요즘은 국내 제품을 국내 기업이 베끼는 경우가 더 많죠. 그런데도 초코파이 이후 국내 기업끼리 소송전을 벌이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몇 개 대기업이 서로 베끼고 베끼는 공생 관계가 됐으니 소송할 이유가 없겠죠. 암바사를 베낀 밀키스. 밀키스를 베낀 크리미. 짱구를 카피한 신짱. 신짱을 카피한 울트라짱.


서로 돌아가면서 제품 하나 만들고 서로 베끼면 되겠네요. 연구비도 줄이고 마케팅비도 줄일 수 있고..그러면서 식품산업은 조금씩 퇴보하겠죠. 아주 좋네요.


지금까지 푸드투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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