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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가위만 같아라

올해는 추석명절 공휴일이 수목금요일로 휴일과 연결되어 있어 직전 월화요일만 쉬면 8일간의 긴 휴무일을 갖게 된다. 누렇게 익어 일렁이는 황금벌판을 바라보며 고향을 가는 길은 객지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휙! 날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충분한 연휴로 고향을 오가는 길이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라면 더더욱 기분 좋은 귀향길이 아니겠는가?
 

마침 가을비답지 않게 폭우를 뿌린 먹구름 짙은 하늘도 모처럼 활짝 개여 푸른 하늘과 선선한 가을 날씨를 선보이고 한가위 저녁에 뜨는 만월을 앞두고 떠오르는 상현달은 더욱 밝고 푸르러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게 한다. 그간 농사일에 고생하신 부모님의 주름지고 그을린 얼굴을 마주하는 자녀들과의 해후는 올 추석에도 어느 추석 못지않게 정겨움이 넘칠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그리운 고향을 찾는 명절날에 회사일이나 공무에 바빠 일터를 지키는 분들도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특히 고속버스, 항공기, 선박 등 운수업에 종사하는 분들, 기계를 정지시킬 수 없는 직장에 일하는 분들, 전방을 지키는 군인들 우리 주변에는 다른 사람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모두가 즐기는 명절을 함께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분들에게 우리 모두 따뜻한 위로와 고마운 맘을 전하는 여유를 갖자.
 

옛날에는 명절에 고향을 갈 수 없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조선왕조 인조 때 조정의 한 관리가 추석에 고향을 가지 못하고 고향을 그리며 쓴 시에서 고향을 애타게 그리는 향수를 엿볼 수 있다. 고향 아미산에 떠오르는 달과 산허리를 감도는 구름, 그리고 티 없이 맑은 고향의 달과 아름다운 구름을 노래하고 있다. 아미산을 지도에서 찾아보니 당진, 보령, 홍천, 군위, 순창, 해운대, 다대포 등 곳곳에 같은 산 이름이 있어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오늘 날처럼 교통도 발달하지 않은 시절, 명절에 고향을 찾는 일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추석 명절을 맞아 정계나 남북관계, 멀리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운동선수들로부터 신나는 소식이나 들려오면 하는 맘이 간절한데 아직까지 별 좋은 소식이 없다. 국회에서 여야영수와 대통령과의 만남이 있었다지만 결과는 신통찮은지 서로에게 책임만 떠넘기고 있다.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일본의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수산물에 더하여 태풍이 몰려와 방사성물질이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는 불길한 소식만 들려오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둥글고 밝은 한가위 달만큼이나 나라의 모든 문제들이 술술 잘 풀리고 남북관계도 개선되며 국제 무역도 호전되어 추석이 지나고 나면 국민들이 바라는 살기 좋은 사회가 되기를 염원해 본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자기주장을 한 발씩 양보하고 통 큰 정치로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남북관계도 호전속도를 빨리하여 남북이산가족들의 상봉도 조속히 이뤄지고 금강산관광 길의 재개와 개성공단의 조업도 속개되어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아울러 국민들이 식생활에 안심할 수 있도록 식약처를 비롯한 식품의 안전을 맡은 정부부처들이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어야 한다. 더욱이 일본의 수산물에 대한 안전여부를 두고 정부는 명확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방선성물질의 허용기준치만 내세우지 말고 방사성물질의 진원지주변 해양오염에 대한 공동조사와 모니터링한 결과를 일본 측에 요구해야 한다.


일본정부가 비협조적이면 유엔의 관련기구나 미국 등의 태평양연안 국가들과 공동보조를 맞추어 진실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일본산 수산물수입 금지를 두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WTO에 제소한다는데 거꾸로 우리나라가 관련 국제기구에 일본을 제소하여 적반하장격인 일본의 몰염치한 소행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이웃과 오순도순 지내며 어려움을 같이 나누던 옛날의 한가위처럼 올 해의 추석에도 불우한 이웃들이 ‘한가위만 같아라’하고 즐거운 비명을 지를 수 있도록 아름다운 전래의 풍습이 재연되는 추석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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