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칼리 성분은 농작물 생산력 증대효과
전국을 뒤덮고 있는 황사로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휴교령이 내려지는 등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황사와 농작물 관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등장하고 있다.
황사는 중국과 몽골 등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에 위치한 사막과 황토지대의 작은 모래나 황토가 상층바람을 타고 멀리 이동해 다시 지면 가까이 낙하하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황토먼지가 낙하하는 지역에서 황사는 봄철 호흡기와 눈 질환의 원인이 되는가하면 반도체 등 정밀기계 생산작업을 방해해 항공기 운항에도 나쁜영향을 미치는 등 반갑지 않은 봄손님 취급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 동북지역의 중금속 성분과 오염물질을 싣고 오면서 황사는 곧 오염현상으로 일반인들에게 인식돼 왔다.
그러나 황사가 지니고 있는 알칼리 성분은 산성 토양을 중화시켜 플랑크톤에 무기염류를 제공해 생물학적 생산력을 증대시키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최근 발생한 황사의 중금속과 먼지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먼지 농도는 평상시 보다 5∼16배로 높았지만 인체에 유해한 납이나 카드뮴 등의 중금속 함유량 보다 일반 토양에 포함된 망간이나 철 등 성분이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홍종운 박사는 “토양의 득실이라는 측면에서 말한다면 황사를 타고 날아온 점토는 우리 땅에 보탬이 된다고 볼 수 있다”며 “농업적인 측면에서 살펴볼때 황사가 문제되는 것은 낙하하는 지역이 아닌 발생하는 지역이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황사로 인해 황하 중류지역의 경우 토양 표토층이 해마다 16억∼20억t이 유실되는 반면 우리나라에는 식물 생장에 중요한 비옥한 표토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표토층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긴 하지만 시설재배 단지나 노지 재배 작물에게 황사는 여전히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자외선 등의 살균작용으로 황해를 건너오는 1시간 이내에 소멸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일부 주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황사가 구제역에 대해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니다.
농진청은 황사가 기승을 부릴때는 일단 가축을 축사안에 가둬 외부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시키고 쌓아둔 건초나 볏짚 등은 비닐이나 천막으로 덮어줄 것을 농가에 당부했다.
또 황사가 끝나는 즉시 축사 주변을 물로 씻어내고 소독을 실시해야 하며 가축의 질병 발생상태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구제역 방지는 지상과제”라며 “모든 구제역 발생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상황에서 볼때 역시 황사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임에 분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