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이나 알코올에 중독되는 것처럼 음식에도 중독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닐 버나드 박사는 초콜릿이나 사탕 등 '입에 착 달라붙는 음식'을 찾는 이유는 단지 맛있어서가 아니라 뇌에서 물리적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며 이는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나드 박사는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이 뇌에 생화학적으로 작용하는 원리를 밝혀냈다. 로맨틱한 감정을 느낄 때와 마찬가지로 초콜릿이나 도너츠을 먹을 때는 기분이 좋아지고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사람이 흐뭇한 기분을 느낄 때 나오는 호르몬이다.
그는 이런 음식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에게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변호했다. 그는 "폭식이나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고 '입맛' 때문에 음식에 얽매이는 것도 아니다"며 "고기와 치즈, 설탕류를 좋아하는 것은 생화학적 이유"라고 말했다.
그가 연구한 신시아라는 사람은 약을 챙겨먹는 것처럼 매일 오후 8시에서 9시 사이에 초코바를 먹었다.
버나드 박사는 '음식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라는 책에서 "초콜릿이 맛있다거나 입에서의 부드러운 느낌 때문에 먹는 것이 아니다. 비록 마약류처럼 몸을 파괴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음식은 물리적으로 분명히 중독성"이라고 말했다.
이들 음식은 미국의 공중보건에 큰 골칫거리다. 리처드 카모나 미국 공중보건국장이 "비만은 미국 내부에서 오는 테러"라고 말할 정도로 미국인 5명중 3명은 과체중이다.
관련업체들이 내놓은 통계를 보면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1년에 소와 돼지, 닭, 칠면조 등 고기류는 약 106.5㎏, 치즈는 13.5㎏, 설탕과 옥수수 시럽, 꿀 등은 65.6㎏를 각각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1년간 초콜릿 소비량만 해도 5.4㎏에 이른다.
버나드 박사의 연구 결과는 비만에 대한 법적 공방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거대 패스트푸드 업체는 비만과 당뇨의 원인을 개인의 탓으로 돌렸지만 버나드 박사는 "이제는 이같은 음식에 끌리는 생화학적 이유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