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통되는 한약재 일부에서 발암성 곰팡이독소가 검출됐다.
또 조사대상 약재의 5%는 1그램당 10만개 이상의 곰팡이로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경상대학교 정덕화 교수에 의뢰해 지난해 시중 유통되는 한약재의 곰팡이와 곰팡이 독소를 조사한 결과 2.42%에서 발암성 곰팡이독소 '아플라톡신'이 검출됐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해 6-7월까지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대구 및 진주 지역의 한약재 시장이나 소형 한약판매상으로부터 70종의 한약재 총 700점을 채취해 곰팡이와 곰팡이독소 아플라톡신을 측정했다.
조사결과 700개 검체 가운데 4.9%인 34건이 1그램당 10만개 이상의 곰팡이로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청 관계자는 "한약재는 천연물 특성상 유통 중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곰팡이 자체가 위해성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많은 곰팡이가 자라면 치명적인 발암물질인 곰팡이독소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플라톡신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구(IARC)에서 인체 발암성이 확실한 제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간괴사, 간경변, 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청은 이에 따라 올초 곰팡이독소 아플라톡신B1의 허용기준을 설정하고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도 700건의 검체 가운데 17건에서 아플라톡신B1이 1.91ppb-97.62ppb 가량 검출됐다.
특히 이 가운데 식약청이 최근 설정한 허용기준인 10ppb가 넘는 경우가 6건으로 조사됐다.
아플라톡신B1과 아플라톡신B2를 모두 합친 총 아플라톡신은 2.07ppb-156.07ppb 수준으로 측정됐다.
약재 종류별로는 행인과 파두에서 아플라톡신B1이 18.51ppb-73.27ppb로 상대적으로 높게 검출됐다.
연구팀은 "행인의 경우 다른 약재보다 오염도가 높게 나타나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식약청은 "한약재에 곰팡이독소 기준규격이 오늘부터 실시돼 앞으로 한약재의 곰팡이독소 우려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