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품 이물질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돈을 노린 블랙 컨슈머가 등장하거나 클레임 이 급증하고 있어 식품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광주 북구 우산동의 한 공사장에서 인부로 일하던 S씨(38)는 자신이 먹던 A사의 단팥빵에서 지렁이가 나왔다며 50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측이 이에 응하지 않자 북구청에 신고를 했고 식품위생계 직원이 나와 조사한 결과 약 3.5cm의 지렁이가 빵속에서 죽은채 발견돼 해당 회사는 비슷한 시기에 유통된 빵 4만여개를 모두 회수했다.
그러나 제보한 S씨가 같은날 오후경 공사장에서 술과 함께 빵을 먹던중 바닥에 놔 둬 지렁이가 들어간 것 같다며 돌연 말을 바꿔 A사는 이미지 훼손 등 큰 손해를 입게 됐다.
A사 관계자는 "실추된 회사 이미지를 어떻게 추스리느냐가 지금 가장 큰 고민"이라며 "회사 전체가 공황상태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제과업체 B사는 더욱 황당한 일을 겪었다. 클레임을 걸어온 소비자가 자신의 치아에서 빠진 아말감을 제품에서 나왔다며 우겼던 것. 해당 소비자는 돈을 요구하지는 않았으나 대기업이 이렇게 비위생적으로 식품을 만들 수 있냐고 큰 소리를 쳤다가 망신만 당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조미료 업체 C사의 경우는 아직 돈을 요구하는 등의 블랙 컨슈머는 없었지만 평소보다 클레임 강도가 세졌다고 하소연이다.
C사 관계자는 "이물 사건후 고객 상담실에 걸려오는 클레임 건수는 늘었다고 볼 순 없으나 "농심 봤지" 등 클레임 강도는 평소보다 세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음료업체 D사의 경우도 블랙 컨슈머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물 사건이후 클레임 건수가 평소보다 20-30% 늘었다고 밝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이물 사건으로 식품업계가 모두 죄인이 된 듯한 느낌"이라며 "비위생식품 등 잘못된 사안에 대해서는 식품업체들이 분명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의도적으로 돈을 노린 블랙 컨슈머 등에 대해서는 선량한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도 형사고발 등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