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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유통업체 상생 방안 마련 시급

한국유통학회 '유통시장 변화와 식품산업 발전방안' 용역 결과 발표


식품산업이 유통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합병을 통한 규모화'나 '유통시장 공정화를 위한 정책 강화' 등 식품업체의 자구책 마련과 정부의 정책적 방안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식품공업협회(회장 박승복), 한국육가공협회(회장 권태경)등 식품단체들이 대형유통업체간 서로 상생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유통학회(회장 한장희)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 밝혀졌다.

24일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들어 대형 유통업체들의 시장 재배력이 커지면서 제조업체에 대한 불균형적 힘의 사용이 많이 나타나면서 갈등과 분쟁의 사례가 많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제조업체(공급업체)의 매출이 적으면 매장에서 퇴출시키거나 신규 브랜드의 경우 일정 매출이상 보장되지 않으면 입점을 허용하지 않고, 사전에 없는 세일이나 이벤트 행사에 납품가를 인하토록 유통업체들이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한 소비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무리하게 PB상품을 출시한다거나 골든존(golden zone,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매장 진열대 공간)에 지나치게 많은 PB상품을 진열하는 등 NB상품을 눈에 보이지 않게 홀대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에따라 보고서는 제조업체들이 인수 합병을 통해 규모화를 이룸으로서 거래 협상력을 높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시너지가 예상되는 업체와의 합병은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증대시키는데 기여하게 된다며 시리얼 시장 세계 1위인 켈로그와 쿠키 생산업체인 키블러는 합병을 통해 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ale)와 소매 점포 직접배송시스템을 도입함으로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켰다고 밝혔다.

대신 보고서는 인수합병이 잘못되면 경쟁력이 도리어 하락하는 낭패를 겪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보고서는 또한 식품업체가 우물안식 국내 영업만 할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성을 가지라고 조언하고 전문점 판매 구축과 같은 틈새 유통경로를 개척하는 등 판로 다양화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생산성 증대를 통한 가격 경쟁력 및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등 소비자의 신뢰와 사랑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중장기적 측면에서 연구개발에 더 힘을 쏟고 생산성 향상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보고서는 또한 정책적으로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도 제안했다. 우선 PB상품을 문제 삼을 수 없지만 만약 거래에 있어 부당하게 어느 한쪽에게 불이익이 발생하면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규모화에 의한 힘의 행사를 통해 비용을 전가하고 가격의 강제적 인하 요구와 같은 불공정 행위가 발생한다면 이는 정부 개입을 통해 근절해야 한다는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특히 유통시장에서의 공정거래질서 확보를 위한 정책 강화와 유통경로 상의 거래에 있어서 우월적 지위 남용, 유통업체 PB의 허위표시 및 광고 등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시가 요구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끝으로 보고서는 유통업체의 역할에 대해서도 제조업체와 능동적 상생 노력을 기울이라고 충고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경우 지난 20-30년간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들이 갈등을 겪다 갈등은 서로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인식을 같이하고 제판동맹을 맺어가고 있다며 상생이 당장엔 서로 도움이 안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제품의 포장 및 부분 변경의 PB화는 고객에 대한 눈속임에 불과해 해당 소매업체와 제조업체 모두에게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하고 PB의 지나친 확대는 도리어 소매업체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