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길거리 음식' 위생상태 매우 열악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과 먹는물의 위생상태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노점상들의 비협조 등으로 인해 위생실태 조차 제대로 조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4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길거리 음식의 위생관리 실태 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길거리 음식 대부분에서 세균이 다량 증식하고 있었으며 먹는물의 세균오염도 심각한 상태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서울(강남, 노량진, 영등포, 종로), 경기(부천, 안산, 산본), 울산 지역 노점상에서 어묵, 떡볶이, 튀김, 김밥, 순대, 과일주스, 햄버거 등 길거리 음식과 먹는물 시료 총 415개를 채취해 미생물과 중금속, 부패 정도 등을 측정했다.

조사결과 익혀서 제공하는 어묵, 튀김, 떡볶이 등 대부분의 식품에서 1g 당 일반세균의 총균수가 1000만 개까지 검출됐으며 서울 종로지역 어묵에는 총균수가 6000만 개에 이르렀다.

가열하지 않고 제공하는 과일주스, 햄버거, 해삼 제품 일부에서도 1g 당 1000만 개 이상의 세균이 검출됐다.

일반세균은 모두 병원균은 아니지만 식품의 위생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는 경기.울산지역에서는 검출되지 않았으나 나머지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식품에서 1g 당 1000개까지 존재했고, 황색포도상구균도 대부분의 식품에서 1g 당 최대 1000 개가 검출됐다. 위생관리지표로 활용되는 대장균은 100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노점상에서 제공하는 먹는물의 위생상태 조사 결과 최대 대부분의 시료에서 다량의 일반세균과 대장균이 검출됐다.

특히 강남과 울산지역 노점상에서 제공되는 물의 100%가 먹는물의 세균 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길거리 식품에서 황색포도상구균, 바실러스 세레우스, 대장균 등 병원성 세균이 모두 검출됐으며 일반미생물 총균수도 1천만 개를 초과하는 등 위생상태가 매우 열악해 위생관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길거리 음식들은 원료와 용수, 냉장시설, 종사자 위생 등에서 모두 문제가 드러났다.

그러나 길거리 음식 판매시설이 대부분 불법시설로 '전국노점상연합회'를 구성하고 있어 위생실태 파악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기업형 포장마차'는 위생수준 조사가 어려웠다"며 "합법, 불법을 따지기 전에 업주 자율적으로 위생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