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및 농림학자들이 농촌진흥청의 폐지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이들 단체 및 학자들은 성명서를 발표하는가 하면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인수위는 농촌진흥청 폐지를 즉각 철회'하라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농은 농업을 경제논리로 접근하는 농촌진흥청의 폐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전농은 돈 안되는 농업기술연구를 축소시키는 것은 경제논리로만 농업을 바라보는 천박한 농업관이라고 공박했다.
전농은 농업의 발전없이 경제발전은 헛된 망상이라며 대통령직 인수위가 350만 농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채 농진청 폐지를 강행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등 4개 여성 농업인 단체도 공동으로 농진청의 폐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들 단체들은 농업 선진국들은 시장 지키기와 자국 농산물 수춝을 위한 우수품종개발, 소비자가 요구하는 고품질 안전농산물의 연구 등 농업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개발된 기술을 생산자인 농민에게 접목시키기 위해 지도사업 체계를 강화하는 추세라며 이런 추세에 역행하는 농진청의 출연연구기관으로 전환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여성단체들은 시장개방으로 인한 선진농업국의 농축산물이 우리 식탁으로 급속히 유입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적극적인 R&D와 기술 보급 강화가 필요하다며 농진청을 폐지할게 아니라 되레 기능강화는 물론 전폭적인 예산지원으로 농업기술 경쟁력을 재무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도 성명을 내고 농진청의 폐지는 정부가 농업과 농촌을 포기하는 처사라고 규탄했다.
연합회는 농촌진흥청은 일제때 설립되어 한세기가 넘는 동안 농축산업의 선구자로 역할을 해왔고 어떤 조직보다 농업인과 함께 봉사와 희생을 해온 조직이라며 앞으로 농업, 농촌, 농업인들을 위한 조직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합회는 농촌진흥청 폐지는 국가 농정 방향과 연계하여 연구개발하고 보급하는 중앙정부의 기능이 상실되는 것이라며 FTA에 대비한 농업경쟁력 강화는 기대키 힘들다고 덧붙였다.
농림학자들의 농진청 반대 성명도 잇따르고 있다.
이훈택 한국동물번식학회 회장(건국대교수)은 기술농업의 육성을 위해 농진청은 존치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회장은 개방화시대에 우리 농촌이 살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농업과 축산생명공학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러한 때 농진청을 정부 출연기관으로 전환한다는 발상은 이명박 당선인이 공약한 기술농업 지원에 역행하는 것이라 반박했다.
이회장은 농촌을 살리고 농민과 국민이 함께하는 농진청은 농업기술의 개발 및 보급과 더불어 농업의 공익적 숭고한 가치를 지닌다며 농촌을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 존치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승구 한국원예학회장(서울대 교수)도 농진청의 정부 출연기관 전환 움직임은 탁상 행정의 발로라고 반발했다. 이회장은 그동안 농진청은 민간 농업기술개발 분야가 취약한 국내에서 품종개발과 농업 생산성 향상 등 기술혁신을 통해 식량이 부족한 녹색혁명을 일으키며 국민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국민의 삶 질 향상과 국가 경제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해왔다고 치켜세웠다.
이회장은 인수위가 농업인의 생존과 국민의 생명이 직결된 이런 기관을 면밀한 검토 없이 정부조직에서 빼내겠다는 발상은 농민들의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한편 '농업기술센터 활성화를 위한 법제화추진위원회(이하 농법추)'는 18일 10시부터 국회앞에서 농업인 단체장 등 관련인사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촌진흥청 폐지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농법추는 기자회견에서 농촌진흥청은 반세기동안 쌀자급 등 첨단 영농 기술개발과 보급을 통해 국제 경쟁력 확보에 중축적 역할을 해왔다며 농진청의 폐지를 발표한 인수위의 잘못된 판단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특히 농법추는 자신들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조직개편안을 승인한 정당 및 국회의원에 대해 4월 총선에서 전국적인 낙선운동까지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윤요근 농법추 추진위원장은 "농민들이 UR, WTO, FTA 등 농업기반 자체를 흔드는 어려움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농민과 항상 함께 했던 농진청 때문이었다며 농민들의 희망을 앗아가는 농진청 폐지를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