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삼겹살은 주말용, 목살은 생활용”…돼지고기 소비 풍속도

KREI “가구 형태·소득 수준 따라 부위별 소비 양극화”
소포장 확대·계획형 구매 증가…국내산 선호는 여전히 높아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민 육류로 자리매김한 돼지고기 소비가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단순히 ‘얼마나 자주’ 먹는지를 넘어, ‘언제’, ‘어떻게’,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이 뚜렷이 나뉘는 모습이다. 주말 저녁 구이용 삼겹살과 일상 반찬용 목살의 양분 구도가 대표적이다.

 

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표한 ‘2024 식품소비행태조사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성인과 청소년 모두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는 여전히 돼지고기였다. 전체 가구 중 72.4%가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소비한다고 응답했으며, 성인의 51.9%, 청소년의 43.2%가 가장 선호하는 육류로 돼지고기를 꼽았다.

 

특히 가구 내에서 실제로 구매하는 부위에 따라 뚜렷한 소비 목적이 드러났다. 구이용 돼지고기 부위로는 ‘삼겹살’이 58.2%로 여전히 절대적인 인기를 보였고, 그 다음은 ‘목살’(33.5%)이었다. 구이용 삼겹살은 여가 중심의 식사나 외식 대체 식탁에 많이 활용되는 반면, 목살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합리적이고 다양한 조리법에 활용돼 실속형 소비로 이어지는 경향이 짙다.

 

소득수준에 따라 선호 부위에도 차이가 뚜렷했다. 월 소득 100만 원 미만 가구에서는 구이용 돼지고기로 ‘목살’을 주로 구입한다는 비율이 38.6%로 높았으며, 삼겹살은 55.1%로 평균보다 낮은 편이었다. 수도권에서는 ‘등심(4.3%)’을 주로 구입하는 가구 비율이 다른 권역보다 높게 나타나 지역별 소비 차이도 확인됐다.

 

조달 주기와 단위 역시 소비자의 생활패턴을 반영한다. 돼지고기를 주 1회 또는 2주 1회 빈도로 구입하는 가구가 전체의 66.8%를 차지했으며, 이 중 ‘2주일에 1회’ 구입하는 비율은 전년 대비 4.1%포인트 증가해 정기적·계획적 소비 성향이 강화되는 추세다. 구이용 돼지고기의 주 구입 단위는 600g(48.6%)이 가장 많았지만, 이 비율은 감소세이고 300g, 900g 단위 구입은 증가 중이다. 이는 1~2인 가구의 증가와 냉장 보관기간을 고려한 소포장 선호 확대로 해석된다.

 

찌개·반찬용 부위에서도 소비 트렌드 변화가 감지된다. 기존의 ‘전지·후지’ 중심(39.2%) 구입은 줄고 있으며, ‘목살’(27.6%)과 ‘삼겹살’(12.8%) 구입이 증가하는 흐름이다. 특히 ‘등심’을 찌개·반찬용으로 구입하는 가구 비율은 전년 대비 2.3%포인트 늘었다.

 

한편, 소비자는 여전히 국내산 돼지고기를 압도적으로 선호하고 있다. 구이용 기준 93.1%, 찌개·반찬용 기준 94.7%가 국내산을 선택하며, 수입육에 대한 소비 의향은 5점 만점 기준 평균 2.78점으로 보통 이하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 이전보다는 소폭 증가해 물가 부담에 따른 수입산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돼지고기 소비는 단순한 식재료 선택을 넘어 가구 소득, 가족 구성, 요리 목적, 생활 패턴까지 반영하는 종합적인 지표로 볼 수 있다"며 "이런 소비자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제품을 기획하고, 유통 전략을 세우는 것이 이제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