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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산업의 현재와 미래(하)] 해외 선진 사례로 본 국내 양봉산업 활성화 대책은

국내 양봉산업 '벌꿀 생산성'만 집중...화분 매개 수익, 벌꿀 생산액 보다 커
"미국, 화분 매개 수익 4111억원...화분 매개 수익 추가 창출 방안 모색 필요"
이상기후 따른 소득 감소...경영안정자금.밀원수 식재 확보 등 지원대책 절실

[푸드투데이 = 이하나기자] 천재 박사 아이슈타인은 "만약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인류는 4년 이상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슈타인이 이렇게 말한 이유는 무엇이며 꿀벌은 왜 이렇게 중요한 것일까? 꿀벌은 먹이 수집부터, 저장까지 자체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료비와 노동력이 적게 드는 산업으로 그 가치가 크다. 특히 꿀벌이 만들어 내는 프로폴리스와 로열제리, 꽃가루 등은 대표적인 천연생물자원으로 꼽힌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꿀벌의 효능과 국내 양봉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상, 중, 하 3편에 나눠 짚어본다.<편집자주>



국내 양봉산업 '벌꿀 생산성'만 집중...해외 선진국은?


국내 양봉산업의 가치는 단순 벌꿀 생산성에만 가치를 두고 있다. 그 결과 양봉산업이 환경과 농업, 경관에 미치는 역할 과 가치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산업의 중요도고 과소평가돼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양봉산업 발전을 위한 법령 및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수준이다.


반면 주요 해외 선진국들은 벌꿀 생산보다 화분(벌들의 영양 공급원) 매개의 순기능을 원활하게 작동시키고 이를 늘리는 환경적 가치에 더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양봉 농가에서는 벌꿀 생산액보다 화분 매개 수익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미국 양봉업계의 화분 매개의 총 수익은 41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아몬드 화분 매개 수익이 전체 화분 매개 수익의 79.2%를 차지하며 3256억 원 어치의 수익을 창출해내 꿀벌에 의한 화분 매개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으로 뽑혔다. 이에 군수는 총 29억 77802만 군 중 56.4%인 16억 8000만군이 투입됐다.


사과와 블루베리의 화분수정도 각각 약 118억 원의 수익을 창출했으며 그 다음에는 체리, 멜론류(수박포함), 크렌베리, 알팔파, 자두, 아보카도르, 오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캐나다, 호주 역시 화분 매개의 가치를 크게 평가하고 있다. 캐나다 농업부는 2016년 꿀벌에 의한 화분 매개 기능의 경제적 가치를 39억 7000만~55억 캐나다 달러(약 3조 4788억~4조 8194억 원)로 평가한 바 있다.


일본 역시 벌꿀 생산보다 화분 수정 효율화를 위한 정책에 더 집중하고 있다. 일본은 양봉업에서 화분 매개 기능이 농업에 미치는 경제적 가치를 약 3500억 엔(3조 5298억 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밀원수 조정 위해 마누카 조림지 조성 사업 한창인 뉴질랜드
양봉 진흥법 통해 꿀벌 화분수정 효율화 나선 일본

양봉 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한 지원대책도 적극적이다.

뉴질랜드 농림부는 밀원수 조정을 위한 마누카 조림지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14년 11월까지 화분 부족 시기 벌 개체유지를 위한 밀원식물 재배 사업을 시행했었고 2017년 2월까진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벌 생산 사업도 시행했다.

또한 병해충 관리를 위해 버들왕진딧물 구제, 벌 병원균 대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꿀 섭취 안전성 확보를 위해 피롤라이지딘 알칼로이드에 대한 협동연구도 한창이다.


일본은 양봉 진흥법을 통해 꿀벌의 화분수정 효율화를 위한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국가 및 지방공공단체에서 밀원식물 보호 및 증식에 대한 정책 시행을 명시했으며 각 도도 부현에서는 꿀벌 사육 현황 및 밀원 상태 파악을 통해 적정 봉군 배치 및 질병 방역을 위한 조치를 마련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꿀벌 수급 조정 시스템을 2009년부터 도입해 시설 원예 작물의 화분교배 노동력 및 비 용 절감과 양봉 농가 수익 창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산지 활성화 종합대책사업 중 양봉 등 진흥강화 추진사업예산 2574백만 엔(256억 4400만 원)을 확보해 양봉산업 지원을 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미국의 2016년 화분 매개 수익이 벌꿀 생산액 보다 더 큰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양봉 농가도 직접 생산물인 벌꿀 이외에 화분 매개를 통한 수익을 추가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국내 양봉산업 지원 실정은?

우리나라에서도 여러가지 지원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밀원 확보를 위해 밀원수종 산림의 확대 및 관리강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국유림을 중심으로 아카시아나무 등 밀원수림을 5개 권역에 연간 150ha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국유림 밀원 산림 단지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검역본부는 꿀벌의 질병 관리 강화를 위해 꿀벌 질병관리센터를 운영, 질병 감염 실태를 조사를 시행 중이다. 질병 진단체계를 구축하고 치료 및 예방 대책 수립을 해 센터 운영을 활성화 할 수 있게 지자체와 합동해 꿀벌 전염병 감염 실태 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질병저항성과 수밀력이 강한 우수 꿀벌 품종을 선발해 벌꿀 생산성이 우수한 여왕벌을 육성해 양봉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지난 2015년도에도 신품종인 장원벌(여왕벌)을 보급해 지원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인 양봉산업법도 발의됐다. 양봉산업 종합계획 수립, 양봉 전문인력 양성 방안, 우수꿀벌 개량 육종 보급, 국공유림 밀원식물 식재, 꿀벌 병해충 대책 수립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양봉산업의 안정적인 산업기반 정착을 유도하고 지속적으로 양봉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률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상기후에 따른 양봉 농가 소득 감소에 대비한 지원 정책은 미흡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양봉 농가는 농가 경영안정자금 지원, 밀원수 식재 확보, 밀원수 식재 산림의 직불제 실시, 전업 양봉 농가 육성 정책, 양봉업 허가제 및 거리제한제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양봉 농가에서는 벌꿀 생산 외에 화분 매개를 통한 가치 창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양봉인 단체에서는 현재 자발적 납부에 의지하고 있는 자조금을 의무화해 무임승차 문 제를 해결하고, 자조금을 이용한 적극적인 소비 촉진 홍보와 지속적인 양봉산업 조사 연구사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양봉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통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현재 발 표되고 있는 양봉산업 통계 수치가 발표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어 통계에 대한 신뢰성이 부족다하"고 지적했다.

이어 "벌꿀 질병과 병해충 관리, 밀원식물 확충을 통한 생산성 향상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품질 등급 관리를 통한 제품 고급화로 수입산 꿀과의 차별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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