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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가 봉이냐?

밀가루 가격인상에 기업, 덩달아 가격 올리기 비상

 

 

밀가루값 인상요인 0.5%~1.8% 밖에 안돼
라면 개당 700원일 경우 6.4원, 자장면 한그릇 5,000원일 경우 23.3원 올라야

 

밀가루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소비자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쌀값과 채소값까지 급등하는 상황에서 빵과 과자, 라면 등 가공식품의 가격도 줄인상 될 것으로 보여 연초부터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얼어붙었다.

 

밀가루 값이 오르면 빵, 과자, 라면 등 밀가루를 원료로 쓰는 가공식품 가격의 인상은 불가피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밀가루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가공식품의 가격을 덩달아 큰 폭으로 인상하는 것은 근거가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공식품의 원재료 중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해 가격 인상 요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14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김연화, 이하 소협) 물가감시센터에서는 최근 동아원과 CJ제일제당, 대한제분의 밀가루 가격 인상으로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의 연쇄적인 물가인상 조짐에 따라 장바구니 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련 제품의 가격인상률을 분석했다.

 

   

지난달 21일 동아원이 밀가루 가격을 8.7% 올렸고 CJ제일제당은 작년 12월 31일자로 밀가루 제품 출고가격을 평균 8.8%, 대한제분도 9일부터 제품 출고가를 8.6% 인상한 바 있다.

 

센터에 따르면 라면, 과자, 식빵, 자장면 등에서 밀가루의 원가 비중은 각각 9.8%, 6.9%, 28.1%, 5%로 평균 12.5%. 최근 밀가루 가격 인상률(평균 8.2%)을 감안하면 각각 0.92%, 0.64%, 1.76%, 0.47%로 평균 0.95% 오르는 게 공식에 맞다. 개당 700원짜리 라면에 사용되는 중력분 밀가루 가격이 9.3% 올랐을 경우 가격은 706.4원으로 인상된다는 것이다. 원재료값 상승을 원인으로 몇십원, 몇백원씩 가격을 올리는 현실과 달리 실제적인 가격 인상 요인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센터는 "식료품 가공 업체들은 식료품 가격을 올릴 때마다 항상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지만 이는 단순한 방패막이"라며 "게다가 밀가루 가격 하락에 따른 가격 하락 요인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도 오르는 이때, 가공식품 업체들은 밀가루 가격 인상을 구실로 무분별하게 가격을 올려선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