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월 범부처적으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종합대책을 발표해 놓고 7개월이 지나서야 환경부가 음식물류 수수료종량제시행지침을 제정하여 시행한다고 재차 홍보하는 등 생색을 내고 있다.
최근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포격사건을 대응하는 정부의 아마추어적인 모습처럼 부처마다 서투르고 시의적절치 못한 정부시책추진 행태들이 여기저기에서 속출하고 있다.
국민들은 화려한 수식어로 포장된 전시용의 정책발표보다는 국민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 입안되고 이를 신속하게 실천에 옮기는 정부의 용의주도한 정책추진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정부부처가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정책들을 억지로 녹색성장과 결부시키는 것은 국민의 안녕과 이익을 위해 추진하는 시책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의 환심을 사보자는 속셈으로만 보이는 것은 기우일까.
산과 강을 오염시키는 음식물쓰레기가 더 이상 에너지소비와 온실가스의 문제를 다루는 녹색성장정책이 아니고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현실적인 문제로써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환경의 재앙은 곧 바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오염되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국민 개개인이 그 심각성을 미리 알고 정부의 환경시책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기란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인구감소에 따라 여성들에게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과도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각 가정으로 보면 아이 하나만 낳아도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으나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인구가 줄어들어 장기적으로는 국가의 존립 자체를 흔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환경정책도 출산정책과 유사하여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음식물쓰레기 대책을 추진하는 체계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음식물쓰레기대책과 관련되는 업무가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고 정책도 제각기 추진함으로써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종합대책의 성공은 기대하기가 어렵다.
종량제 등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일이야 환경부가 해야겠지만 음식물쓰레기를 주로 배출하는 음식점, 단체급식업소, 뷔페식당, 식품제조.가공업소, 식재료업소 등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일은 이들 업소를 관리하고 있는 식약청 등에 맡기는 것이 보다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업소를 정기 또는 수시로 출입하는 식품위생감시원에게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실천여부를 확인 점검하게 함으로써 정부의 음식물쓰레기대책에 대한 확고한 추진의지를 보여주고 실천을 유도할 수 있다.
가정의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려면 가정주부들이 협조해야 한다. 따라서 새마을 부녀회를 통해서 주부들이 음식물쓰레기를 스스로 줄일 수 있도록 인센티브 등을 부여하여 실천을 권장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도시지역의 각 아파트별 부녀회단체는 보이지 않는 우리 사회의 숨은 일꾼들의 조직으로서 이들을 활용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과 수단이 요구되고 효과적인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한다. 음식물을 조리하고 식품의 영양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의 참여 없이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는 성공하기 힘들다.
영양사협회나 조리사협회의 협조를 받아 음식물을 남기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식단개발이나 조리하는 요령을 개발 보급해야 한다.
나아가 모든 국민들이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를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방송 등의 언론매체를 통해서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홍보장치를 상설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수 등의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방송 이벤트행사를 만들어 도시지역으로 순회하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도 효과적인 홍보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정부가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종량제를 전면 시행하고 먹을 만큼 음식을 덜어먹는 식생활문화를 조성하며 과도한 상차림 대신 간소한 식단 등을 담은 관련 자료들을 교육 홍보한다면 국민들은 물론 관련 업소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차제에 정부는 음식물쓰레기가 현재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심각한 당면과제임을 인식하고 사업추진체제를 재점검함은 물론 시행에 있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등 다양한 홍보방법을 동원하여 각 가정과 업소들이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