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포탕을 먹을 때 마지막으로 먹는 낙지머리의 먹물은 맛이 일품이다.
서울시가 낙지머리의 먹물에 카드뭄이 기준치의 15배나 들어있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국민들은 낙지를 먹어야 될지 말아야 될지 망설일 수밖에 없다. 한참 뒤에야 조사결과를 발표한 식약청은 낙지는 먹어도 안전하다고 하는데 뭔가 기분이 찜찜하다.
국민의 식품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기관이 식약청인지 서울시인지 헷갈린다.
서울시는 우리가 평소 낙지머리를 즐겨먹는 식습관에 착안하여 식품공전의 연체류 검사방법에는 내장이 제외되어 있는 것을 일부러 내장을 포함하여 검사한 것으로 보이며, 검사결과 낙지머리에 카드뮴이 많음에 따라 낙지머리가 위험하다고 소비자들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
식약청은 서울시의 검사결과를 두고 어민들과 낙지를 판매하는 업소의 항의와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눈치를 살핀 때문인지 장고 끝에 아무 문제없으니 먹어도 괜찮다는 식으로 문제를 무마 하는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식약청에서 검사한 결과에서도 내장부위에 카드뮴이 98%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보면 서울시의 기준치 15배의 검출결과는 너무 높다고 하더라도 카드뮴이 낙지머리에 많이 들어 있는 것은 사실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서 위해분석 결과의 해석은 아주 중요하다. 서울시는 식약청에서 만든 식품공전에 따라 식품의 안전성을 검사하면서 검사에 내장 등을 제외한 이유가 무엇인지 식약청에 문의를 한 후 발표를 해도 좋았을 것이다.
식약청은 서울시의 발표에 대한 해석을 올바르게 해서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었는데 가식, 비가식 부분을 함께 먹으면 괜찮다는 식으로 얼버무린 꼴이 되어버렸다.
식품공전 상에도 검사에 내장부분이 제외되어 있는 것처럼 내장은 비가식부분이므로 국민들은 섭취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으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식약청이 자체검사 결과를 발표할 때에 내장부분에 카드뮴이 집중되어 있으므로 비록 기준치에 밑돈다하더라도 국민들에게 낙지머리의 위험성을 경고했어야 했다.
식약청은 식품안전에 관한 진실에 대해서는 어떠한 양보도 해서는 안 된다.
식품의 안전성 여부는 과학적인 지식과 관련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해야 하며 식품안전관련 시험결과는 있는 그대로를 공개해야 한다.
식품안전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서울시가 식약청의 권위에 도전하는 모양새도 국민들에게는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식품안전에 대한 정부기관 간에 협조가 잘 안 되거나 견해를 달리 할 때에는 이를 조정하는 기관이 바로 총리실의 식품안전정책위원회이다.
낙지머리 문제가 국정감사의 표적이 될 것이 뻔한 데도 불구하고 총리실은 강 건너 불 보듯이 직무를 유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처럼 전문가중심으로 식품안전위원회가 구성되었더라면 즉각적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국민들에게 알려 줄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크다.
우리나라의 식품안전정책위원회는 장관 등 벼슬 중심으로 구성되어 보고만 받는 기구로 전락한 셈이다.
식품안전정책위원회가 언제라도 식품안전에 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총리는 금번 연체류 등의 문제에 대한 관련기관 간의 견해차를 조정하여 정부의 통일된 입장을 신속하게 결론을 내려야 하고 나아가 낙지머리의 위험여부도 바로 알려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