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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먹을까?’ 아마도 모든 인류가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자주 고민하게 되는 질문이 아닐까?

음식은 약과 달라서, -그것이 좋건 나쁘건- 한번 먹는 것으로 금방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영양이 결핍된 환경이라면 모를까 영양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인간 수명이 연장되면서, 우리가 음식을 먹는데 투자되는 시간은 길어지고, 그 식품 하나하나에 들어있는 -좋거나 혹은 나쁜 - 효과가 매일매일 내 몸에 쌓여가고 있는 걸 생각하면 시장가서 아무거나 집어오는 것도 좀 꺼림직하다.

2009년 한 대기업에서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식료품을 살 때 염두에 두는 부분은 안전성(36.5%), 합리적인 가격 (23.4%), 맛(19.0%)의 순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15년 전인 1996년, 한 대학의 연구팀이 일반인 그룹(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 포함)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식품 선택 기준이 맛(52.5%), 영양(23.4%), 안전성(15.8%)의 순서였단 걸 생각하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조사 대상 집단이 다르다는 차이도 있을 수 있겠지만, 예전엔 싸고 맛있으면 최고였을 가공식품들이 기능성이나 특정 원산지를 강조하는 비싼 재료로 내용물을 바꿔가면서 고가(高價)의 제품으로 개발되는 걸 보면 무리한 비교는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비싼 값을 지불하면서까지 구입하는 식품에 대해선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공식품을 고를 때, 유통기한이나 영양 정보란은 확인하는 사람은 적지않지만, 내가 고른 제품의 주재료 함량은 얼마이고, 단맛은 어떤 종류의 당질로 내고 있는지, MSG를 비롯한 지미성분의 조미료는 들어있는지 등의 정보를 꼼꼼히 보고 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가 무엇에 돈을 지불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체가 적혀있는데도 말이다. 시중에서 간혹 볼 수 있는 무설탕 캔디를 예로 들자. ‘무설탕’=‘제로 칼로리, 또는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생각에, 식품 전면에 쓰인 ‘무설탕’ 문구만을 보고 제품을 집어들었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거기에는 설탕대신 다른 당류가 대신 단맛을 내고 있을 수 있을 수도 있고, 설탕 같은 당류는 안들었거나 적게 들었을 수 있지만 부드러운 질감을 주기 위해 지방질이 들어있어 설탕이 든 일반 캔디 보다 더 높은 열량을 내는 제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설탕이 안든, 자일리톨이나 올리고당 같이 비싼 당류가 든 제품이 좋다는 얘기가 아니다. 싼대로 또는 비싼대로 내가 선택한 제품의 가치를 바로 알고 먹는가에 대한 문제다. 가공식품을 고를 땐 유통기한과 가격표만 보지 말고, 재료와 첨가물 표기란도 챙겨 봐야하는 이유다.

더불어 바른 선택을 위해선 주재료나 첨가물 등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무제한으로 먹어 좋은 것도 없고, 무조건 안먹는게 상책도 아닐테니까.

문제는 이러한 정보를 얻는 경로인데, 인터넷이나 사람들 사이에서 구전(口傳)되는 일명 ‘카더라’ 통신을 맹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나도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주고받지만, 그 중엔 전문가 수준 이상의 내공을 지닌 사람들의 의견이 있는가하면, 경우에 따라선 공상과학소설 못지않은 황당한 정보가 나름 논리정연하게 제시되는 것도 보기 때문이다.

바른 정보를 얻기위한 사이트를 추천하자면, 식품의약품안전청 홈페이지(www.kfda.go.kr)에는 법적 규제나 유해성 유무에 대한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근거들을 확인할 수 있고, 한국식품연구원 홈페이지의 사이버 홍보관(www.kfri.re.kr)에는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가 소개되어 있다.

바른 지식이 소비자의 선택을 현명하게 이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가급적 바른 정보를 많이 접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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