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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낙농 유가공산업의 과제

한국의 낙농 및 유가공산업이 현대적인 규모를 갖추고 산업화 된 지도 어언 반세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 짧은 성장과정에서 고도성장에 따른 원유수급의 불안정, 원유의 품질문제, 유제품의 안전성과 위해문제 등 많은 고난과 역경을 거치면서 한국의 유가공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과 품격을 갖춘 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우유와 유제품은 6조원 이상의 소비시장과 함께 한국인의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위치에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시장가치보다도 더 중요한 2세의 성장과 국민의 체위향상에 절대적인 기여를 해 온 유가공산업은 그 사회적 기능과 공익적 역할이 더욱 중요한 것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 식생활 패턴 변화와 각종 우유대체식품의 등장으로 국산우유의 소비는 정체 내지 감소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원유생산량은 6% 감소하였고 전체적인 우유소비는 5% 증가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우유의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우유소비가 증가한 이유는 대부분 수입 치즈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치즈소비는 79%가 증가하였으나 치즈를 제외한 나머지 유제품들은 거의 대부분 정체 내지 감소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 선진국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트렌드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선진국에 비해 우유소비량이 1/2~1/3 수준에 불과한데도 우유소비가 정체내지 감소하는 것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국민의 웰빙의식 고조에 편승하여 우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일부 학자나 의사들의 견해가 매스컴을 타고 안방을 파고들어 지금까지 우유와 유제품을 최상의 식품으로 알고 오랜 기간 애용해 온 소비자들을 혼란시키고 있는 것도 우유소비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사람이 우유를 마시는 것은 소에게 고기를 먹이는 것과 같다’ ‘평생 우유를 마신 사람은 동맥경화를 앓는다’ ‘우유지방은 콜레스테롤 덩어리다’라는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우유 소비량 감소에 부채질하고 있다.

우유는 수 천 년 간 인류의 가장 우수한 영양식품으로 인정받아 왔으며, 최근에 와서도 수많은 학자와 의사들의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히 일부사람들이 반대의견을 내 놓고 이것이 진실인양 떠들어대고 있다.

민주사회에서 반대의견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나, 전체를 못 보고 일부분이 마치 전체인 것처럼 일반 소비자들을 호도하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더욱이 그 실험자료들이 우리나라가 아니고 우유와 육류 섭취량이 우리 보다 2~3배 많은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해서 얻어진 것임을 감안한다면 합리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다른 저의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또한 불행하게도 WTO가 출범한 이래 축산이나 낙농이 비인기 종목으로 전락됨에 따라 대학 또는 전문대학의 관련학과나 교과과정마저 소멸되어 유가공의 기술과 이론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어져 우리 국민의 입맛에 맞는 신제품의 개발과 더불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갈 유가공 전문인력 양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상 열거한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나라 낙농.유가공산업은 과거 어느 때 보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계속 이어지리라 본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작년 10월 한국의 모든 낙농·유가공업체들이 모임을 갖고 낙농유가공 생산 및 품질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한 유가공산업의 기술인재를 육성하는 전문교육훈련기관 설립의 필요성을 다 같이 공감하여 한국낙농유가공기술원을 설립하게 되었다.

이 유가공기술원은 비영리단체로서 1970년대 초부터 30~40년간 학계나 업계에서 평생을 헌신한 유가공산업의 1세대들이 주축이 되어 봉사적 정신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이만재 이사장과(한국종이팩재순환협회 회장/전 서울우유 전무)과 정충일 원장(전 건국대학교 교수)의 오랜 경력과 유가공업계의 적극적인 호응을 바탕으로 낙농 및 유가공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신입사원과 젊은 중견인력들에게 식품으로서 우유의 가치를 재인식시키고, 급속하게 변화해 가는 시대적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해 나갈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제품의 브랜드파워를 키워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이미 3차례에 걸쳐 기초과정과 워크숍을 개최한 바 있으며, 7월에는 21일부터 4일간 유가공기초과정을, 8월에는 25일부터 4일간 목장형유가공교육을 실시한다.

그리고 10월과 11월에는 연구소 및 제품개발 담당 실무자 과정과 유업체 경영관리 책임자 과정으로 유업체 간부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 할 예정이며, 우유 및 유제품 생산 품질보증업무 지원, 유제품 수요증대 홍보를 위한 우유 및 유가공기술 지원 등의 사업도 실시한다.

기업의 성공여부는 얼마나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낙농유가공기술원이 비록 기술적인 면에 국한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유가공 기술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유가공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함은 물론 우유의 홍보와 소비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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