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축산공사는 21일 "한-호주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돼 호주산 쇠고기가 미국산과 공정한 조건으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호주축산공사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한국에서의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공정한 시장경쟁을 위해 양국간 FTA가 조속히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호주축산공사는 호주산 육류 및 축산물의 대내외적 마케팅과 판촉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100% 호주 축산업계에서 낸 부담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생산자 단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중동 등 5개 지역에 현지 대표부를 운영하고 있다.
호주축산공사 한국대표부 글렌 휘스트 사장은 "한ㆍ미 FTA가 국회에서 비준되면 소고기 수입관세가 현재 40%선에서 향후 15년 동안 연간 2.7%씩 줄어들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호주산이 미국산보다 더 비싸지고 호주산 수입량이 줄어 한국 입장에서는 1개의 수입국만 남게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호주산이 미국산보다 더 싸게 공급돼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같은 수준의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한국 입장에서도 여러 개의 수입국이 있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호주 축산업계의 입장은 지난해 한ㆍ미 FTA 체결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서 국내 시장에서 호주산의 입지가 줄어든 상황과 맞물려 있다.
한국 시장은 호주 축산업계에게는 2001년 시장 진출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으며, 지난해 생산량의 13%를 수출해 일본(38%), 미국(25%)에 이어 3번째 수출 시장이었다. 또 호주산 갈비의 97%가 한국에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5월께부터 크게 불거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논란으로 국내 소고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됐으며, 지난해 11월말부터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재개되면서 호주산 쇠고기의 시장점유율에 타격을 입고 있다.
호주축산공사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으나 미국산 쇠고기의 가격 경쟁력에 대해서는 "미국산이 6년 만에 판매가 재개되면서 판매업자들이 시장 재진출을 위해 일부 가격을 할인할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고 결국은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며 견제했다.
호주축산공사는 앞으로 국내에서의 마케팅 강화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지키겠다며 `키즈 러브 비프(Kids Love Beef)'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호주산 쇠고기 브랜드인 `호주청정우'가 깨끗할 뿐 아니라 영양과 맛도 우수하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홍보하면서 소비의 결정권을 지니고 있는 `엄마'를 겨냥해 소중한 자녀에게 안전한 쇠고기를 먹여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