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산업계의 사정을 사자성어로 축약한다면 '변화무쌍'이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무섭게 치솟던 국제 유가와 환율에다 금융위기로 지역의 수산 업계 역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때 아닌 고등어 대풍과 참다랑어 대량 위판 등으로 지역 중추 산업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증명하며 '부산에서 가장 돈이 잘 도는 업종이 수산물'이라는 말을 낳기도 했다.
올해 출발은 좋았다. 지난 3월 10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상품성이 뛰어난 150㎝급 대형 참다랑어가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 됐고, 4월까지 하루가 다르게 대형 참다랑어가 수천 마리씩 대량 위판 됐다. 위판 금액도 하루에만 10억 원이 넘어서 국내는 물론 참치 종주국을 자부하는 일본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또 11월에 들어 대풍을 이룬 고등어 어획은 실물경제 침체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겪기 시작하던 지역 수산업계의 시름을 덜어줬다. 물량이 너무 많아 작업장 인력이 부족할 정도였고 이 때문에 인근 서구 주민들과 공무원까지 물량 처리에 나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해 치솟는 국제유가에 연동한 면세유 가격의 급상승이 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국제유가가 배럴(140ℓ) 당 150달러를 오르내리면서 면세유 가격이 경유 기준으로 한 드럼(200ℓ) 당 22만 원대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10만 원보다 배 이상 오른 것이다. 면세유 가격 급등으로 대형선망수협은 자율 휴어기를 끝내고도 26개 선단 중 10개가 출어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9월 말경 정식 출범한 감천항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은 아직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의 올해 물량 처리 목표는 13만t이지만 12월 현재까지 실제 물량 처리 실적은 2만t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