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가정마다 생활비 절감을 위해 외식을 자제하면서 할인점의 육류와 쌀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11일 부산지역 유통업체들에 따르면 외식 대신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한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와 쌀 매출이 작년에 비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권 지역할인점인 메가마트의 경우 지난달 1일부터 이달 9일까지 육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나 증가했다.
한우의 경우 등심, 갈빗살, 불고기 등 구이용 매출이 작년에 비해 35%나 늘었고, 특히 외식 대용으로 수요가 많은 구이용 등심과 설도(불고기용)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각각 145%, 225%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메가마트 한우 바이어 송양훈 과장은 "구이용으로 인기가 높은 한우 등심(1등급)의 경우 4인 가족 1회 적정 소비량인 800g이 5만원선이어서 외식했을 때보다 5만~6만원 가량 아낄 수 있어 하루 판매 물량이 오전에 동이 날 정도로 큰 인기"라고 밝혔다.
한우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돼지고기도 지난해보다 25% 가량 매출이 늘었으며 가격대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목살 매출은 30% 증가했다.
삼계탕용 육계(1kg 내외)의 경우 가격이 작년보다 6% 올랐지만 외식 대용의 대표적 보양식 상품인 탓에 매출이 지난해보다 22% 증가했다.
특히 저렴한 가격의 스태미나식 웰빙 상품으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닭 가슴살은 매출이 60%나 늘었다.
식습관의 서구화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던 쌀도 가정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늘어난 탓에 매출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며 지난해보다 20%나 증가했다.
부산권에 21개의 중소형할인매장을 운영중인 탑마트도 최근 한달간 쌀과 육류 매출이 각각 20% 가량 늘었다.
부산에 5개의 대형매장을 운영 중인 농협 하나로마트도 지난달 1일부터 이달 9일까지 한우 매출만 전년에 비해 34% 증가했고, 쌀 매출도 30% 늘었다고 밝혔다.
메가마트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연말 외식과 송년회가 많이 줄어든 대신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민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육류와 쌀 매출 증가세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