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또 유통혁명을 시도하고 나서 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마트는 30일 풀무원과 '조인트 비지니스 플랜(JBP)'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조인트 비지니스 플랜(JBP)'은 'Joint Business Plan'의 약자로 유통회사와 제조회사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상품 기획과 생산, 판매, 마케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유통방식이다. 이를통해 유통사와 제조사는 유통단계에서 생길 수 있는 거품을 없애고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유통학계에서는 제조와 판매가 동맹을 맺었다는 뜻으로 '제판동맹'으로 축약해 부르고 있으며 이미 외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미국 월마트가 네슬레, 코카콜라 등과 제휴를 맺고 JBP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이마트의 PL상품 늘리기에 따른 가격파괴로 큰 홍역을 치렀던 식품업계는 이마트가 왜 이런 정책을 들고 나왔는지 의중 파악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외국 사례에서 보듯 유통사들이 관련품목의 1위업체와 업무협약을 맺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위업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JBP는 유통사와 특정 제조업체간 결속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제휴사가 아닌 나머지 업체들은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부분 리딩업체와 JBP를 맺는 만큼 하위업체들의 특정 유통사 입점은 그만큼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교수는 하지만 "JBP는 PB를 보완하는 형태인 만큼 JPB가 제조사에게만 나쁘게 작용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대형 할인점 시장에서 50%대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이마트의 시장 장악력을 볼 때 하위업체들은 운신폭이 적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마트가 지난해에는 PL상품 늘리기를 시도해 상위업체들을 흔들더니 이번에 상위업체와 특약을 맺어 하위업체 흔들기에 들어간 것 같다"며 "이마트와 풀무원의 이번 협약이 상생이 될지, 아니면 식품사들을 옥죄을 지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답변을 미뤘다.
이에대해 풀무원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소비자, 제조, 유통이 상생하기 위해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같이 하기로 한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라며 더이상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