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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찍히면 끝”… 3-MCPD 파동에 간장업계 ‘검사 신뢰’ 경고등

동일 시료서 ‘불검출’·‘기준치 초과’ 엇갈린 결과 반복
‘발암물질’ 낙인 속 재검사 적합에도 소비자 신뢰 회복 난망
엄격한 기준 대비 분석 인프라·교차 검증 체계 보완 필요
산분해 간장, 공정 특성 반영한 분류 체계 재정비 요구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한 번 찍히면 끝입니다. 재검사에서 적합이 나와도 이미 시장은 등을 돌려요.”

 

최근 간장 제품에서 ‘3-MCPD(3-모노클로로프로판-1,2-디올)’ 초과 검출 사례가 잇따르면서 장류업계 전반에 구조적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몽고식품과 오복식품에 이어 장수종합식품, 삼화식품까지 연이어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동일한 시료에서도 검사기관에 따라 결과가 극단적으로 엇갈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의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

 

◇ "어제는 적합, 오늘은 부적합?"...흔들리는 공인 검사 신뢰도

 

장류 업계가 가장 크게 문제 삼는 대목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공인 검사기관 간 분석 결과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삼화식품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 몽고식품 사태 당시에도 업체 측은 "식약처 검사 결과와 달리 다른 공인기관 2곳에서는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며 결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중소 업체들은 같은 시료를 두고 한 검사기관에서는 '불검출', 다른 기관에서는 '기준치 초과'라는 결과가 나오는 현 상황을 ‘복불복’에 가깝다고 호소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석 조건이나 분석자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널뛰기 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생산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 '발암물질' 낙인, 재검사 적합에도 브랜드 회복은 요원

 

식품업계에서 3-MCPD 검출은 곧바로 치명적인 리스크로 이어진다. 3-MCPD는 산분해 간장 공정에서 생성될 수 있는 공정유래물질로, 국제적으로도 관리 대상 성분이며 고농도 섭취 시 독성을 가질 수 있는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돼 소비자 거부감이 매우 크다.

 

현행 제도상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 즉시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가 이뤄진다. 식약처의 회수 공표는 곧바로 포털과 SNS, 유통 현장으로 확산되며 제품과 브랜드는 순식간에 '발암물질' 프레임에 갇힌다.

 

문제는 이후다. 업체가 이의를 제기해 재검사를 진행하고 검사 결과를 받기까지는 통상 2~3주가 소요된다. 설령 재검사에서 적합 판정이 나오더라도 그 사이 브랜드 이미지와 거래 신뢰는 이미 회복이 쉽지 않은 수준으로 훼손된다.

 

삼화식품 관계자는 "재검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나와도 소비자들은 이미 등을 돌린 상태"라며 "이미지 훼손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 몫으로 남는다"고 토로했다.

 

◇ 식약처 “법령에 따른 확인검사 절차 운영… 필요 시 검사기관 점검”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3-MCPD 등 기준 규격 부적합 판정에 대해 법령에 따른 확인검사 절차를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부적합 판정에 이의가 있는 업체는 우선 관할 지자체와 지방청에 '확인검사 요청 사실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2곳 이상의 시험·검사 기관에서 받은 '적합 성적서'를 구비해 최종 확인검사를 신청하면 관할 지방청이 20일 이내에 최종 판정을 내리게 된다.

 

실제로 삼화식품은 지난 22일 확인검사 요청 보고서를 제출해 현재 공식적인 확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위생법 제31조의3에 따라 최종 확인검사 결과가 '적합'으로 판정되면 제45조에 따른 회수 조치를 지체 없이 철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식품위생법 제31조의3에 따라 최종 확인검사 결과가 적합으로 판정될 경우, 같은 법 제45조에 따른 회수 조치를 철회하는 등 필요한 행정 조치를 지체 없이 취하고 있다”며 “확인검사 결과에 따라 필요할 경우 해당 시험·검사기관에 대한 기획점검도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기준은 엄격한데, 인프라는 충분한가

 

우리나라의 3-MCPD 허용 기준은 0.02mg/kg으로, 미국의 1.0mg/kg에 비해 50배가량 엄격하다. 국민 건강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대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처럼 정밀한 기준을 뒷받침할 분석 인프라와 교차 검증 체계가 충분한지에 대한 점검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산분해 간장과 이를 활용한 혼합간장에 대한 분류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발효식품 중심의 기존 관리 틀에서 벗어나 실제 공정 특성과 시장 구조를 반영한 보다 현실적인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간장 시장에서는 산분해 간장 및 혼합간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한 번 나락으로 떨어지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지금 구조는 사후 책임은 기업이 지고, 검사 오류 가능성에 대한 책임 주체는 사실상 공백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 결과 하나로 기업의 존폐가 갈리는 구조가 계속된다면 이는 식품 안전을 넘어 산업 기반 자체를 위협하는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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