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최근 ‘건강한 단맛’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설탕 대신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저당·제로 아이스크림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제품은 일반 아이스크림과 비슷한 수준의 열량과 포화지방을 함유하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은 여름철 소비가 많은 저당·제로 아이스크림 11개 제품(초코바 4종, 모나카 4종, 파인트 3종)을 대상으로 품질, 영양성분, 안전성 등을 시험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시험 결과, 조사대상 11개 제품 가운데 ‘제로 아이스 쿠키&크림바(롯데웰푸드)’, ‘제로윗 당제로 바닐라 바(펄세스)’, ‘제로 밀크 모나카(롯데웰푸드)’, ‘제로윗 당제로 밀크바닐라 모나카(펄세스)’, ‘강릉초당순두부 ZERO(제스트코)’ 등 5개 제품은 당류가 전혀 검출되지 않아 ‘0g’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6개 제품도 당류 함량이 2g~4g 수준으로, 일반 아이스크림(당류 약 18g)에 비해 확연히 낮은 수치다.
조사대상 11개 제품의 열량은 57㎉에서 최대 201㎉까지로, 19세~29세 여성 기준 하루 에너지 필요 추정량(2,000㎉)의 3%~10% 수준이었다.
제품 유형별로는 파인트형(57~111㎉)과 모나카형(127~161㎉) 제품이 비교적 낮은 열량을 보였으며, 이는 일반 아이스크림(85㎖, 약 190㎉)보다 낮은 편이었다.
반면 초코바형 제품은 149㎉~201㎉로, 일반 아이스크림과 열량이 유사하거나 오히려 높은 경우도 있었다. 특히 ‘제로 아이스 쿠키&크림바(롯데웰푸드)’는 1개(80㎖)당 201㎉로, 전체 조사대상 중 가장 높은 열량을 기록했다. 반대로 ‘라이틀리 히말라야 핑크솔트바닐라(대상)’는 100㎖ 기준 57㎉로 가장 낮았다.
포화지방 함량도 주목할 만하다. 뵈르 저당 쿠키 앤 버터바는 10g(1일 기준치의 67%)의 포화지방을 함유해 일반 아이스크림(10g)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소비자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초코바형 제품의 포화지방 함량은 대체로 8~10g으로 모나카(3~5g), 파인트(2~7g) 제품보다 월등히 높았다.
저당·제로 제품 특성상 설탕 대신 사용된 대체감미료 구성도 분석됐다. 조사대상 중 10개 제품은 대체감미료로 에리스리톨, 말티톨 등 당알코올류를 포함하고 있었으며, 제품 1개당 에리스리톨은 8개 제품에서 각각 1~8g, 말티톨은 4개 제품에 각각 6~15g 함유돼 있었다.제품별 당알코올류 함유율은 1~19%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당알코올 함량을 보인 제품은 ‘제로윗 당제로 바닐라 바(펄세스)’로, 제품의 19%에 해당하는 16g의 당알코올(에리스리톨 2g + 말티톨 14g)을 포함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규정한 주의표시 기준치(10% 이상)를 크게 초과하는 수치다.
에리스리톨과 말티톨 등 당알코올류는 과량 섭취 시 설사, 복부팽만감, 가스 생성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민감한 소비자의 경우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당알코올류를 10% 이상 포함한 4개 제품은 모두 ‘과량 섭취 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의 문구를 제품에 표시해 기준을 준수하고 있었다.
또한 당알코올 외에도 알룰로오스(9개 제품), 수크랄로스(6개 제품) 등 고감미도 대체감미료도 확인됐으며, 모두 기준치 이내로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생·안전성 적합…하지만 제품 간 가격 최대 3.2배 차이
제품별 위생·안전성 항목에서는 세균수, 대장균군, 병원성 미생물(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 장출혈성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모두 불검출로, 전 제품이 관련 기준에 적합했다.
다만 가격 차이는 컸다. 100㎖당 가격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제품은 ‘제로 밀크 모나카(롯데웰푸드)’(1,286원)였고, 가장 비싼 제품은 ‘제로윗 당제로 바닐라 바(펄세스)’(4,118원)로 최대 3.2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초코바 제품군의 단가가 가장 높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영양성분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을 경우, 저당·제로 제품이라도 일반 제품 못지않게 열량이나 지방을 섭취할 수 있다”며 “특히 당알코올은 체질에 따라 설사 등의 이상 반응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체감미료 사용이 아이스크림뿐 아니라 과자, 소스, 간편식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체감미료 사용 실태조사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