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이 비만치료제 ‘위고비(Wegovy)’의 국내 적응증을 12세 이상 청소년으로 확대하기 위한 허가를 신청한 가운데, 소비자단체가 안전성 검토 미비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7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아시아 청소년을 포함한 임상 및 장기 복용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없다”며 “식약처는 청소년 대상 허가 심사에 신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고비는 GLP-1 유사체 계열로, 당초 성인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된 주사제다. 국내에서는 2023년 허가를 받고 2024년부터 성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이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 4월, 노보 노디스크는 12세 이상 청소년에게도 처방할 수 있도록 적응증 확대를 신청했으며, 이는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승인된 바 있어 국내 허가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하지만 소비자단체는 위고비의 부작용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고, 특히 청소년 대상 임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위고비 부작용은 2024년 4분기 49건에서 2025년 1분기 94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구역, 구토, 설사 등 위장계 이상부터, 시신경 손상, 경구피임약 효과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이 단체는 “기존 비만치료제들도 장기복용 부작용으로 시장에서 퇴출된 사례가 적지 않다”며 시부트라민과 벨빅의 퇴출 전례를 들었다. 실제로 시부트라민은 심혈관계 위험성으로, 벨빅은 발암 가능성으로 각각 미국 FDA 및 유럽의약품청에서 퇴출 결정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위고비 임상시험은 미국에서 한 차례 진행된 STEP TEENS 연구가 유일한 상황이다. 이 연구에는 12~18세 청소년 201명이 참여했으며, 아시아인은 단 3명에 불과했다. 국내에서 진행된 관련 연구는 전무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청소년은 단순히 체중 감량의 대상이 아니라, 장기 복용으로 인한 성장 지연과 신진대사 교란 가능성 등 민감한 변수들을 고려해야 할 대상”이라며, “식약처는 적응증 확대에 앞서 노보 노디스크가 제출한 위험성 관리계획(RMP)과 청소년 임상자료를 철저히 검증하고, 시판 후 능동적 약물 감시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식약처에 ▲성인 대상 위고비 처방에 대한 정기적 오처방 모니터링 ▲청소년 적응증 승인 전 임상·장기 복용 안전성 자료 확보 ▲사후 약물감시체계의 실질적 이행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