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오비맥주가 4월부터 맥주 출고가를 평균 2.9% 인상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실제 소비자 가격과 업계 추이를 고려하면 실제 인상률이 발표치의 2배를 넘는 5% 이상일 가능성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3일 성명서를 통해 “편의점에서 카스 355ml 가격이 기존 2,250원에서 2,500원으로 무려 11.1% 인상됐다”며 “출고가 2.9% 인상이라는 오비맥주의 설명과 달리, 소비자 부담은 훨씬 더 커졌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고환율과 고유가로 인한 원재료 비용 상승을 인상 요인으로 설명했지만, 실제 맥아 가격은 전년 대비 1.2% 상승에 불과하고, 홉(호프) 역시 8.7% 상승했을 뿐이라는 것이 협의회의 분석이다. 특히 홉은 맥주에 소량만 사용되는 원료로, 실질적 가격 인상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1위의 압도적 실적…“원가 압박은 핑계”
협의회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2023년 영업이익률은 15.3%로, 동종 업계인 하이트진로의 4.5% 대비 약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또한 오비맥주의 3년 평균 매출원가율은 43.1%로, 급격한 원가 상승의 압박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러한 수치를 근거로 협의회는 “이번 가격 인상은 원가 상승이 아닌 영업이익 감소를 만회하려는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며 “실질 인상률이 발표보다 크다는 점에서 소비자 기만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물가감시센터는 “소비자와의 소통도 없이 인상률을 발표하고, 사실 확인 요구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오비맥주의 행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며 “이번 여름, Cass는 Pass”라는 경고성 문구로 불매를 암시했다.
또한, 동종 업체인 하이트진로에 대해서도 “오비맥주의 인상에 편승한 추가 가격 인상은 절대 안 된다”며 가격 인상 동조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예고했다.
협의회는 “불합리하고 부당한 가격 인상 행위에 대해 앞으로도 집중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