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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온에 산청 명품곶감 맛보기 힘들 듯

늦가을에 찾아온 이상고온 현상 때문에 지리산 기슭에서 생산되는 명품 산청 명품곶감을 올해는 맛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청군 시천.삼장면의 감 재배농민들은 지난 3일 낮 최고기온이 26도까지 오른 뒤 며칠 동안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는 바람에 곶감을 만들려고 껍질을 깎아 건조장에 매달아 놓은 감 상당수가 물러져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16일 밝혔다.


곶감 생산용 감은 낮 기온이 10도를 넘어서면 물러져 홍시가 돼 버린다.  특히, 고온에다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습도까지 높아져 감이 물러지는 현상에 속도를 더했다. 육질이 딱딱한 상태에서 50일 정도 건조해야 곶감이 되는데 이상고온으로 인해 홍시로 변해 곶감을 만들 수 없게 된 것이다.


시천면 월리 동신마을 임창곤(50)씨는 지난달 28일부터 곶감을 만들려고 감 7만개를 깎아 건조장에 매달았는데 최근 모두 떨어져 못쓰게 됐다. 임씨는 불과 10여일 사이에 6000여만 원의 재산피해를 봤다. 그는 물러진 감을 모두 수거해 거름으로 쓰려고 과수원에 파묻었다.


인근의 사리 양당마을 조규철(55)씨도 7만개의 감을 깎아 건조장에 매달았는데 절반 정도가 물러져 떨어졌다. 껍질을 깎으려고 쌓아 둔 감 가운데 상당수도 홍시로 변해 버렸다.


농민들은 매년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감을 깎아 매달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자 아예 감 깎는 작업을 중단해 버렸다.


이 때문에 12월 초순으로 예정된 초매식때 곶감을 출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역 1100가구의 농민들은 연간 30만접(접당 곶감 100개, 350여억 원 어치)의 곶감을 생산해 왔으나 올해 물러지는 현상으로 생산량이 절반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산청군은 예상하고 있다.


지리산을 사이에 둔 함양군 마천.휴천면 지역 곶감 생산농민들도 같은 현상으로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