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거래, 비위생 등 도축장의 불법 유통구조는 결국 소비자의 안전과도 연결돼 있어 유통구조의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축장의 불법유통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도축장의 경영난과 특수부위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연결고리 때문이다.
축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도축장의 부채비율은 약 800%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육가공업 평균 비율인 252%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도축업이 사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축장의 경영난은 비정상적인 유통구조를 낳고 있다. 도축장마다 정직원 채용보다 용역직원으로 고용을 대체하는 추세이고, 타 직군에 비해 직원 처우가 열악하다 보니 일부 직원들은 밀거래 유혹에 쉽게 빠지고 있다. 경영진 또한 이를 묵인하거나 동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현재 87개소인 도축장을 36개소로 통폐합하는 안을 축산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침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단순히 도축장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직원 처우 개선에 따른 유통구조의 확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축산업계 등 관계자들은 쇠고기의 암시장이 형성되는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 쇠고기 소비문화가 한몫을 한다고 지적했다.
소의 경우, 우리나라는 부위별 선호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별나다는 것이다. 소는 돼지보다 단가가 비싼 데다 부위별 선호도 차이가 크다. 부위별 수요가 일정하지 않다 보니 특수부위에 대해 암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소 한 마리당 소량으로 나오는 토시살 등을 취급하는 전문업자들의 밀거래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대 축산학과 양한술 교수는 “과거보다는 그 양상이 줄고 있지만, 도축장의 유통구조 재정립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무조건적인 행정규제보다는 도축장의 처우개선에 대한 지원과 고기의 다양한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가공방법 등 연구개발로 소비문화도 바꿔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