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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가 급등에 필수소비재 업종 '울상'

세계 곡물가격이 다시 급등하면서 주로 음식료 종목을 포함하는 필수소비재 업종의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6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을 기준으로 최근 한 달 간 필수소비재 업종의 이익수정비율은 -5.26%로 집계돼 주요 10개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71.43%), 경기소비재(64.91%), 유틸리티(60.00%)뿐만 아니라 업황에 대한 견해가 교차하고 있는 정보기술(24.32%)보다도 크게 낮은 수치다.

이익수정비율은 주당순이익(EPS) 12개월 예상치의 상향조정 건수에서 하향조정 건수를 뺀 뒤 전체 조정건수로 나눠 구한 백분율로, 이 비율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EPS 하향조정이 상향조정보다 많아 시장의 전망이 어둡다는 뜻이다.

이번 필수소비재 이익수정비율 산정에는 롯데제과, KT&G, CJ제일제당 등 20개 종목이 포함됐다고 에프엔가이드는 밝혔다.

상대적으로 경기 흐름에서 자유로워 이른바 '경기방어주'로 꼽히던 필수소비재 업종이 흔들리는 주된 이유는 세계 곡물가 때문이다.

지난 3일 시카고상품선물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값은 3.87% 급등해 1부셸당 45달러를 기록했다. 8월 중순 이후 가격이 안정되는 듯 보였던 밀과 대두도 각각 4.04%, 2.74%씩 올랐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한국희 애널리스트는 "곡물가 급등으로 원재료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며 "이는 CJ제일제당, 농심, 하이트맥주 등의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를테면 CJ제일제당의 밀가루와 설탕을 쓰는 업체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영향은 광범위하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주 연구위원도 "음식료 업종의 3분기 예상실적이 작년 동기에 비해 좋지 않은 데다 판관비가 많이 집행됐고 곡물가까지 오르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양일우 선임연구원은 "올해 KT&G가 셀트리온, CJ제일제당이 삼성생명, 오리온이 온미디어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EPS가 높게 나타났다"며 "올해보다 내년에 EPS가 낮아지는 현상은 1회성"이라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