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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닭’들이 자라는 곳 ‘서연농장’




자연방목 상태 기능성 발효 사료로 키워
방사유정란 생산 대기업 납품 품질 인정


내비게이션에서는 쉴 새 없이 급커브 길입니다라는 경고 멘트가 흘러 나왔다. 심지어는 추락주의 구간입니다, 야생동물 출현 지역입니다라는 멘트까지 되풀이됐다. 이렇게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도착한 경기도 연천군 서연농장에는 행복한 닭들이 자라고 있었다.

농원 입구를 지나 안으로 더 들어가 보니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끼고 있는 2만여 평이나 되는 계사 네 개 동에 1만 마리의 닭들이 뛰놀고 있었다.

어떤 닭들은 줄지어 걸으며 벌레를 잡아먹기도 하고 농원 입구에서 울던 수탉은 계사와 비닐하우스 위에 올라가 여전히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사료를 먹고 알을 낳는 것에만 최적화된 공장형 양계장과는 달리 이곳은 일체의 인공적 환경이 배제됐다. 그래서 생산된 계란 브랜드도 방사유정란이다.

닭들은 톱밥 등이 섞인 폭신한 흙을 노닐며 먹고 싶을 때 먹고 낳고 싶을 때 낳는 삶을 누리고 있었다.

케이지라고 불리는 공장형 양계장에서 자라는 닭들은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외부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면역력도 매우 낮아서 케이지에 들어서는 외부인은 온몸을 살균하고 들어가야 닭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 비소리와 바람소리, 지나는 사람들의 발소리를 듣고 자라는 서연농장의 닭들과 대조적이다.

서연농장 장용호 대표는 "자연방목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닭들의 활동량도 많아진다. 아침에 사료를 주고, 10시에 개방을 해 들판과 야산에서 먹이활동을 하니, 면역력도 좋아져 닭들이 건강하다"라며 닭 자랑(?)을 시작했다.

장 대표가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것이 ‘사료’다. 그는 “항생제와 산란촉진제, 색소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며 “닭들에게 사료와 함께 영향보충을 위해 자체적으로 발효시킨 매실엑시스, 생균제, 쑥발효제를 함께 먹여 자연 속에서 자라면서 혹시 부실해질 수 있는 영양을 보충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서연농장에서 생산된 달걀을 먹어본 소비자들의 평은 ‘비린내가 나지 않고 고소하다’는 것이다.

또 닭들에게 먹이는 사료 역시 녹차발효제, 과일발효제, 유황 등을 일정비율로 혼합한 사료를 먹인다.

일반농장에서는 엄두도 못 낼 비싼 영양성분을 넣어 혼합사료를 만들기 때문에 사료 값만 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이 같은 질문을 던지자마다 "좋은 사료를 먹고 행복하게 자란 닭이니만큼 달걀의 품질로 또 닭들은 보답을 한다“는 대답이 되돌아 왔다.

닭들을 여기저기 놓아기르다 보니 달걀을 수거하는 문제도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았다. 장 대표는 고개부터 저었다. “우리 농장에서는 병아리 시기에 계사에서만 달걀을 낳도록 키워서 본능적으로 자기 자리에 와서 알을 낳는다”며 그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또 아침, 점심, 저녁 하루 동안 3회에 걸쳐 달걀을 수거하기 때문에 적어도 수거가 늦거나 방치되어서 신선도가 떨어지는 일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 이렇게 생산된 서연농장의 유정란은 동원 홈푸드 이팜, 해가온, 푸르나이 우리밀 급식, 오가닉 플러스 등에 납품을 하고 있다.

흔히 삭막한 아파트는 ‘닭장’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곳 서연농장의 닭들은 그런 ‘닭장’에서 살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닭들이다.

닭들이 행복해야 주인이 행복하고, 농부가 행복해야 도시인이 행복하고, 자연이 행복해야 인간도 행복해지는 것이다. 서연농장은 당연한 이치를 현실로 보여주는 곳이다.

장 대표는 "양보다 품질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인위적으로 생산하는 것 보다 훨씬 좋잖아요"라고 말을 맺었다.